서울 분양권 시장 ‘거래절벽’ 지속…양도세 부담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07-17 16:10 수정일 2018-07-17 16:10 발행일 2018-07-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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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인상에 따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전년에 비해 87% 급감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의 모습.(연합)

서울 아파트 분양권 시장 분위기가 잠잠하다. 서울 도심권 유망단지에 걸려있던 분양권 전매 제한이 속속 풀리고 있지만 매도자·매수자 모두 관망하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초부터 양도소득세 비율이 높아지면서 매도자 세부담이 커진데다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웃돈(프리미엄) 때문에 매수자들은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분양권 거래건수는 9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784건)과 비교해 87.9%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538건이었던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1월 153건으로 급락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감소해 4월(85건)에는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서울 분양권 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건 양도소득세율 인상이다. 보유 기간에 따라 6∼40% 차등적용되던 분양권 양도세율은 올해 1월부터는 일괄 50%로 올라갔다.

또 무주택자는 분양권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6~42%의 기본세율을 적용받지만 팔지 않고 입주해 1가구 1주택자가 되더라도 비과세를 적용받으려면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2~3년간 서울 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분양권 거래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에도 강서구 ‘e편한세상 염창’, 마포구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동작구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등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는 단지들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지만, 거래절벽 상황에서 벗어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 조정지역에서 소유권 등기 시점까지 전매를 제한하고 양도세도 강화했다는 점은 사실상 분양권 전매시장을 사장시키겠다는 의도”라며 “분양권 웃돈도 많이 오른 만큼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