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 '주춤'…삼성전기·삼성SDI는 '맑음'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7-08 13:45 수정일 2018-07-08 15:11 발행일 2018-07-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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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양윤모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전자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모두 2분기에도 굴곡 없이 이어진 업황 호조세가 실적상승을 견인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8일 전자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018년 2분기 매출액 1조9000억원, 영업이익 1700억~180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전분기(1540억원)와 비교해도 200억원 가량 높다. 과거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던 흐름에서 이제는 벗어난 모습이다.

1등 공신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호황이다. 이 회사의 MLCC에 대한 실적 의존도는 90%를 넘어선다. MLCC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IT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류를 흐르게 해줘 전자제품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고사양화가 이뤄지면서 대당 MLCC 탑재량이 800~1000개 수준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며 판가가 오르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 1년간 20.1% 올랐고, 올해는 28.0%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갤럭시S9에 공급하는 듀얼카메라와 SLP(차세대 스마트폰 메인기판) 매출은 기대 이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부진 여파로 지난 2분기 5분기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영향력이 확대되면 실적은 지금보다 더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2분기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SDI의 2분기 매출은 2조1500억원, 영업이익은 12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1조 4543억원, 영업이익 55억원)보다 매출은 47.8%, 영업이익은 20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실적을 적극 견인한 요인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호황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 2025년 350~1000GWh 등으로 10년 간 최대 40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도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수직상승이 점쳐진다.

삼성SDI가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38%)를 기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긍정요인이다. 올 들어 이 회사는 중국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서 추진되는 ESS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수주 활동을 벌이고 고 있다. 이외 전동공구 등 IT가 아닌 제품용 소형전지 판매도 늘며,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된다면 삼성SDI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