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 책임은? 정부>남편>기업 순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7-05 08:02 수정일 2018-07-05 15:39 발행일 2018-07-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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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 함께하는 육아
아빠와 엄마, 함께하는 육아 (연합)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남편, 기업 순이었으며 아내의 역할은 가장 낮게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 6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이상림 연구위원·유재언 부연구위원)’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5.8%가 정부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이어 남편 17.5%, 기업 15.7%, 지역사회 13.6% 순이었다. 아내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답한 비율은 7.4%에 그쳤다.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 정책이 자녀양육 가구에게 도움이 되었느냐’는 물음에는 ‘도움이 됐다’ 46.4%, ‘도움이 안 됐다’ 53.6%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저출산·고령화 대응 정책에서 일반적 평가와는 달리 정책 대상자들에서 긍정적 평가가 높았다”며 “자녀가 있는 경우(47.0%) 미혼자(38.6%)보다 출산·양육 정책이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충분했다’는 응답이 76.1%로 ‘충분했다’는 응답 23.9%보다 크게 높았다.

노인지원에서는 20~30대 청년(61.1%)보다 노년 연령층(82.0%)에서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행복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2%의 응답자가 ‘불행하다’고 답했으며 ‘행복하다’는 응답은 48%였다.

특히 ‘청년들의 행복’에 대한 질문에는 73.4%가 ‘불행하다’고 답해 행·불행 격차가 더 커졌다. ‘행복하다’는 응답은 26.6%에 그쳤다.

노인 역시 ‘불행하다’는 답변이 59.1%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행·불행 격차에서 불행 쪽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의견이 자녀가 없는 청년층에서 65.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아동의 낮은 행복 정도가 우리나라 저출산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이 성인부모의 입장에서 만들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성, 세대,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형성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보사연은 6일까지 이틀간 ‘저출산 고령사회 동상이몽(同床異夢)과 공감’을 주제로 ‘2018년 제1차 인구포럼’을 개최한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