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에 이어 '라돈 라텍스'…들쑥날쑥 자체측정값에 소비자 불안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6-21 14:26 수정일 2018-06-21 14:27 발행일 2018-06-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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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가계 Jiatai 라텍스 라돈 측정(피해자 제공)
중국 장가계 J사 라텍스 에서 방출되는 라돈을 직접 측정하는 모습(소비자 제공)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이어 중국 등 해외에서 들여온 라텍스 상품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고 알려져 소비자들이 자체측정에 나섰다. 그러나 측정값이 일정치 않아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 ‘라돈 침대 사태’에 이어 해외 라텍스 상품의 라돈 방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설된 ‘라돈 방출 라텍스 사용자 온라인 카페’는 21일 기준 가입자 수가 1만7000여 명을 돌파했고, 사용하던 매트리스의 라돈 수치를 측정해 공개하거나 측정기 대여를 희망하는 등 게시물 수도 4000건을 넘어섰다. 이에 소비자들은 간이 라돈 측정기를 이용해 자체적인 라돈 측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과 수원은 물론 대구와 부산에 이르기까지 20일 하루동안 해당 카페에서만 100건 이상의 ‘라돈 아이’ 측정기 대여문의가 올라왔다. 더불어 시민단체 시민방사능감시센터도 7월 첫째 주부터 간이측정기 검사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환경부의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 질 기준치는 4피코큐리(pCi/L)인데 소비자들의 라돈 자체측정수치가 동일 회사 제품 안에서도 1피코큐리 미만부터 40피코큐리 이상 까지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장가계 J사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 관계자는 카페 회원과의 통화에서 “‘라돈 아이’의 측정수치가 매 번 달라 신뢰하기 어렵다”며 “검사기관 SGS(Societe Generale de Surveillance)에 측정을 의뢰했고 결과가 7월 2일에 나온다”고 밝혔다.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선임연구원은 “문제 상품에 사용된 게르마늄과 토르마린에는 우라늄 및 토륨의 농도가 낮아 라돈 문제가 없는 게 정상”이라며 “만약 라돈이 검출된다면 모나자이트를 몰래 섞어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나자이트는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사용된 물질로 토륨 함유량이 높다.

한편 소비자들이 간이 측정기 ‘라돈 아이’ 사용중에 실수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9일 열린 대한방사선방어학회 간담회에 따르면 라돈 침대 사태를 초래한 라돈은 토륨에서 비롯하는데, 토륨-라돈의 실내 주 발생원은 건축자재다. 그래서 벽으로부터 50cm, 바닥과 천장으로부터 1m 정도 떨어져 측정하지 않으면 정확한 측정값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다른 이로부터 대여한 ‘라돈 아이’에 잔류물질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토륨-라돈은 반감기가 33초로 짧아 멀리 떨어지기만 해도 영향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러나 반감 중인 방사성 동위원소 212Pb 는 11시간이 지난 후에야 영향이 줄어든다. 이 경우 환기를 해도 ‘라돈 아이’ 수치가 실제 라돈 농도보다 한발 늦게 떨어지기도 하며, 측정기에 남은 잔류물질이 측정수치를 높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김 연구원은 “‘라돈 아이’ 대여시 2일간 충분히 방치한 후 기준에 따라 측정하면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값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토륨-라돈은 환기를 철저히 하거나 비닐커버를 씌우는 것만으로도 미검출 수준까지 저감할 수 있다”며 “해외 라텍스의 경우도 모나자이트가 문제이므로 임시대응방법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