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물건 4년 만에 증가세…불황 시작인가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6-20 16:53 수정일 2018-06-20 16:53 발행일 2018-06-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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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법원 경매 입찰 법정(연합)
서울지방법원 경매 입찰 법정(연합)

저금리 등을 틈타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법원 경매물건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0일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이 전국 법원의 경매 사건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4만1759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 3만5183건 대비 18.7% 증가했다.

지존에 따르면 경매 접수건수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10만 건을 넘어서다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8만5764건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신청건수가 8093건으로 작년 1월 6661건 대비 21.5% 증가했고, 이어 지난 5월에는 1만1540건으로 전년 동기 6562건 대비 76% 급증하며 올해 들어 처음 1만건을 넘어서는 등 경매물건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역별로 충북 경매 신청건수는 21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늘어나면서 전국을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조선업 침체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울산의 경매 신청건수가 126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고 충남이 3355건으로 41.6%, 경남이 3844건으로 35% 각각 늘었다.

경매물건의 증가세는 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지역의 올해 1∼5월 경매 신청건수는 2606건으로 15.9%, 경기도는 9512건으로 7.9%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됐고 지난 3월부터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으로 서민들의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점도 경매물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만 경매 접수 건수가 감소했다. 올해 1∼5월 서울의 경매 접수 건수는 총 34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 줄었다.

서울의 경우 전국의 유동자금이 몰리는 곳인 데다 입주물량 증가나 지역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한 외부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게 이유로 꼽혔다. 더불어 저금리로 인한 상가 등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점, 올해 4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까지 일반 거래시장에서 부동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 등이 물건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계풍 기자 kp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