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 피폭, 폐암 외 인과관계 불확실…사회적 기준 마련이 중요”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6-19 18:33 수정일 2018-06-19 18:33 발행일 2018-06-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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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우
진영우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19일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라돈과 인체영향’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과학기자협회 제공)

‘라돈침대 사태’를 불러온 대진침대 매트리스 피폭과 관련해 폐암 외 다른 암과의 인과관계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과학적 분석과 함께 사회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19일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방사선방어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직업적으로 라돈에 노출되는 사람은 폐암의 위험이 증가하지만 소아 백혈명이나 감상선암 등 기타 다른 질병과는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대한방사선방어학회 과학의학언론세미나에서 ‘라돈의 인체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학회는 1977년 창립된 국내 방사선 분야 대표 학술단체로, 회원수는 1600명 정도다.

진 센터장은 이날 발표에서 “현재 원리적으로 봤을 때 라돈침대 사태로 폐암 외에 다른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인과관계가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며 “자연에서 발생하는 방사능과 구분이 안될 정도의 방출량은 과학적 문제이기 보다는 사회적 수용 여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서 설명한 라돈 침대의 방사능 피폭선량은 연간 ‘1mSv’를 초과한 수준으로, 정확한 측정 방식을 취하지 않은 경우 자연발생 방사능량과 구분하기 어렵다. 진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리스크에 대해서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개인들이 숙고하고 사회적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방사능 피폭을 막기 위한 방법도 제시됐다.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은 “환기를 잘 하고 침대에 비닐 시트를 감싸는 것 만으로도 방사능이 미검출 수준까지 떨어진다”며 “관리를 잘하면 라돈 침대 리콜 과정에서 더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은 “현재 발표된 추정 피폭선량은 단순한 모델과 가정에 근거한 예비평가 수준”이라며 “정부가 침대 매트리스 모델별, 사용 환경별로 상세하게 재평가해 자료를 수집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