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치닫는 ‘고용대란’… 청년실업률 10.5%로 최고치 경신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6-15 09:17 수정일 2018-06-15 15:22 발행일 2018-06-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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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6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천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1만명이 줄어든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연합)<span style="font-size: 13pt;">&nbsp;

‘고용대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 5월에 10만 명 밑으로 추락했고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6만 4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만 2000명 증가에 그쳤다. 2010년 1월 1만명 감소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취업자 증가 폭도 악화일로 빠졌다. 지난 2월 10만 4000명으로 10만명 대로 떨어진 이후 3개월 동안 계속 10만명대를 맴돌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이마저도 무너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네달 연속 취업자 증가수가 20만명을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7만 9000명이나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조손 등 이른바 고용창출형 산업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전개된 탓이다. 여기에 교육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등에서도 경기 부진의 여파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었다.

건설업의 경우 이 기간 중 집중호우로 인해 일용직 취업이 줄면서 취업자 증가 폭도 전달 3만 4000천 명에서 5월에는 4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기를 많이 타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도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4만3000명 이나 줄어 최근 1년 내내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교육서비스업도 9만 8000명이 줄었고, 도매·소매업은 5만 9000명이 줄었다.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듯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 그나마 13만 8000명이 늘었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정책 덕분에 공공행정·국방및사회보장행정 부문도 8만 6000명 늘었다.

취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자영업 창업 등이 늘면서 자영업자 수는 7000명이 늘었다.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증가세다.

실업자는 112만 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2만 6000명이나 늘었다. 실업률은 4.0%로 0.4%포인트 올라갔다. 5월 기준으로는 2000년 4.1% 이후 18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의 악화가 손을 쓸 상황을 넘어가고 있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년 전 보다 1.3%포인트 올라 10.5%까지 치솟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5월 수치로는 가장 높다.

반대로 고용률은 61.3%로 1년 전에 비해 0.2%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6월에 치러졌던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5월로 앞당겨지면서 경제활동참가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있다가 시험에 응시하면서 구직활동자로 간주돼 실업자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청년실업 증가나 취업자 수 증가 폭 감소는 고령화와 경기 부진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업들이 특단의 일자리 정책을 펴지 않는 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