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창업 열전] "안전하고 재미있는 아이들 놀이터 만들어 주고파요”

김선민 기자
입력일 2018-06-15 19:09 수정일 2018-06-18 10:38 발행일 2018-06-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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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필 박정훈 대표 "쌍둥이 딸 위해 기업체 과감히 포기하고 창업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안전'이다. 밖으로 내보내자니 미세먼지 등의 환경적 요인부터 교통사고 등의 사회적 문제들 때문에 부모의 마음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아이를 집 안에서만 지내게 할 수도 없는 일이라 부모들의 고민은 쌓여만 가고 있다. 

부모들이 그래서 대안으로 택하는 곳 중의 하나가 키즈카페다. 실내라 안전이 담보되는데다 다른 아이들과 친분을 쌓는 등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체 경영기획실에 근무하며 잘 나가던 박정훈 대표는 자신의 딸을 돌보다가 문득 안전하게 아이들을 잘 키우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키즈필 거여점` 대표 및 실내 사진
‘키즈필 거여점’ 박정훈 대표

- 키즈필은 어떤 곳인가요? 

키즈필은 “아이들은 재미있고, 엄마는 편안하게”라는 컨셉으로 디자인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설계할 때, 놀이공간과 테이블공간의 구성 비율을 먼저 고민하는데요, 전 테이블 숫자를 약간 포기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공간 비중을 높여서 디자인 했습니다.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어야, 어머님들도 편하게 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놀이공간이 넓어야 아이들끼리 안전하게 놀 수 있고요. 아이들이 한곳에 몰려 있으면 위험합니다. 저희 키즈카페의 운영방식은 저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들과 아이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제 자신으로도 훨씬 보람 있습니다.

- 키즈필 거여점을 열게 된 계기는?

저는 키즈카페 운영 전에는 직장생활만 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 처럼, 어쩌다보니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더라고요. 첫 직장이 건설 회사였고, 두 번째 직장이 통신회사였어요. 저는 경영기획팀에서만 근무를 해서 진짜 고객과 대면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쌍둥이 딸을 출산하게 되었고, 우리 딸들 크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엔 나름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고객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키즈카페를 열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둘 때는 정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극구반대를 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을 돌이켜보면 그 때 선택했던 것이 잘했던 것 같아요. 저희 딸들이 자주 놀러 와서 더 많이 놀아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집과 키즈카페 거리가 500미터정도로 아주 가까운데요. 그 짧은 거리를 오고가면서 저와 인사하는 어머님들, 아이들이 아주 많아요. 저에게는 손님이면서, 앞으로 저희 딸들의 친구가 될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아주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 키즈필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키즈카페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신나면 충돌이 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영시간 중에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안전’입니다. 처음 키즈카페 설계할 때 놀이 공간 비중을 높인 것도 아이들의 재미와 안전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위해 아이들이 너무 한 곳에 몰려서 노는 경우에는 저와 직원들이 아이들을 다른 놀이공간으로 분산시킵니다. 

이곳에서 가장 특별한 놀이공간이 ‘트램폴린’인데요. 아주 길게 디자인 되어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습니다.  간혹 어머님들께서 트램폴린이 너무 길어서 아이들이 너무 격하게 노는 것을 걱정하시지만, 오히려 트램폴린이 길기 때문에 아이들의 시야가 트여서 좀 더 안전하게 놀 수 있습니다. 최근 보험회사에서도 키즈카페의 트램폴린은 보험적용을 안 해주는 추세에요. 그만큼 사고가 많이 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하지만 저희 카페에서는 트램폴린에서 큰 안전사고 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키즈필 거여점` 놀이 공간 사진
내부 놀이 공간 전경. 아버지의 마음으로 안전에 최우선 신경썼다고 한다.

- 안전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도 있을 것으로 압니다. 특별한 방안이 있으신지요.

일단 저희 키즈카페에 오는 아이들은 저한테 아주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저희 딸들의 친구이자 언니, 오빠, 동생으로 지내는 아이들이 될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너무 격하게 놀고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가게끔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타이르면 자제를 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친구들은 어머님께 잘 말씀드리고 퇴장시킵니다. 1년 운영하면서 3~4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요. 그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같이 노는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 창업을 하면서 다른곳과 차별화 포인트를 둔 것이 있다면?

역시 안전입니다. 우선 아주 길게 되어 있는 트램폴린에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길게 설계했습니다. 또한 낚시존을 편백방과 크로스해서 설계를 했는데요. 덕분에 아이들이 낚시할 때 강태공처럼 집중해서 놀 수 있습니다. 편백방 면적을 크게 만들어서 그곳에 주방놀이도 할 수 있게 했는데 아이들이 이곳에서 밥도 하고 반찬도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맥포머스 및 블록을 활용해서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서 저한테 자랑하는 친구들도 많고요.(박 대표는 정말 이 순간 아빠미소를 지었다.이럴 때 창업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앞으로의 전망이나 계획은?

저희 키즈카페에 놀러오는 아이들은 더더욱 재미있어야 합니다. 어머님과 아버님께서도 모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려야 합니다. 그게 저의 미션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제가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이, 한 달 뒤가, 1년 뒤가 기대되는 키즈카페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웃음)

김선민 기자 planet_ar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