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김정은-트럼프 '역사적 회담' 카운트다운…파격 성과 나올까"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6-11 12:26 수정일 2018-06-11 14:04 발행일 2018-06-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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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2시간 단독회담으로 시작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 회담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12일 오전 통역사들만 대동한 채 약 2시간에 걸쳐 단독회담을 연 뒤 각각의 참모들과 함께 확대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0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왼쪽)과 같은 날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

전세계 외신들은 10일(한국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도착 소식과 함께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의 시작을 알리며 회담 성과 등에 대한 각가지 분석들을 내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하면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며 두 정상의 스타일부터 현지 상황 등을 시시각각 분석하며 이번 회담의 성공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이 중요한 첫발을 내디뎠다”며 “싱가포르는 미국의 정치·군사적 동반자로 김 위원장은 칼 한 자루를 차고 적진에 들어간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세계 외교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의미이자 중대한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염원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미 회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북미가 오랜 시간 회담을 준비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이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과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는 것으로 이미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어렵게 개발한 핵무기를 왜 포기하려는 가에 대해서는 아직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언론들은 큰 틀의 원칙 합의를 떠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 각론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을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종류의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25년간 괴롭혀 온 난제인 북한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놓고 씨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의가 같은 걸 의미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자 회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전통적 외교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파격을 선보일지는 예단할 수 없다면서 “두 정상의 예측 불가능성이 겹쳐 이번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정상의 에측 불가능한 기질적 공통분모가 이번 회담에서 의외의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즐겨온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뭔가 가시적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대한 동시 협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 ‘미지세계의 도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는 기대하는 것만큼 회담이 위험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외교의 복잡성에 대해 이해가 얕은 반면 김 위원장은 전략적 정교함을 보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적 협상력만 믿고 나갔다간 북한의 노련함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들만 쥐여주고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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