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 '재개발' 공방…김문수 ‘서계동 개발’에 박원순 거센 질타

김윤호 기자
입력일 2018-06-08 11:03 수정일 2018-06-08 11:32 발행일 2018-06-08 99면
인쇄아이콘
손 맞잡은 서울시장 후보들<YONHAP NO-6645>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이 7일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방송3사 중계 TV토론회에서 공개 토론회에서 재개발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김종민 정의당·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개 토론회에서 ‘재개발 문제’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7일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방송 3사 중계 TV토론회에서 재개발 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노후화 등으로 정비가 필요한 곳들의 재개발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원순 후보와 김종민 후보는 과거 재개발 사업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1970년대 이후 인프라가 강남에만 투자돼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졌다”며 “이제 도시계획과 재정지원을 통해 보다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사직 제2구역 사진을 꺼내 들고 “폭탄 맞고 전쟁 난 수준이라 굉장히 위험해서 주민들도 재개발을 강하게 원했으나 박 후보가 유네스코에 (한양도성) 성곽을 등재하려는 욕심 때문에 막았다”며 “시민의 뜻에 따라 재개발 규제를 해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이 구역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다 인명사고가 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해당 지역은 구릉지역이고 역사적인 유적들이 있는 곳”이라며 “그곳 주민들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과거 재개발을 보면 능선 위에 아파트를 지어 도시의 풍경과 조건을 나쁘게 만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용산역 앞 노후건물 붕괴를 언급하며 “재개발이 필요한 어려운 지역이 서울시에 400개도 넘는다”며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노후화된 곳들의 (재개발) 도장을 신속하게 찍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보여주신 용산역 앞 무너진 건물은 제가 보여드린 사직 제2구역과 마찬가지로 재개발 문제 이전에 안전에 대한 문제”라며 “이곳들의 재개발을 막은 것 자체가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김종민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대표공약인 서울 용산구 서계동을 재개발해 고층빌딩을 짓겠다는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공약을 보면) 서계동에 제2의 롯데월드를 만들어달라는 것 같다”며 “원주민들은 피해를 받고 투기꾼만 배불리는 것으로 시민들이 (살 곳을 잃어) 자살했었던 비극을 왜 반복하려 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이에 “복합개발은 주거지도 일정 정도 넣을 수 있어 (재개발해 세운 고층빌딩에) 공공임대를 집어넣어 일정하게 임대할 것”이라며 “도시를 고층·고밀도로 개발할 때는 반드시 이익이 발생하므로 세입자와 땅주인 등 주민과 시 당국, 구청들까지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win-win)’ 개발을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공방을 지켜보던 박 후보는 “과거 뉴타운 재개발 정책을 보면 1000곳 넘는 곳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투기가 양산되고 건설회사들이 한 몫 잡기 위해 반강제 동의서를 받아 월세 내거나 집 한 채 간신히 마련한 사람들을 쫓아냈다”며 “정말 많은 시민들이 토건개발 방식에 의해 삶의 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의 주인이 누구이고 시장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6·13 지방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