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코리아 ‘여성 반라’ 시위 논란 격화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6-04 09:01 수정일 2018-06-04 09:26 발행일 2018-06-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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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성차별적 규정 규탄' 퍼포먼스
시민단체 ‘불꽃페미액션’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연합)

여성단체 회원들은 페이스북이 여성 반라 사진을 음란물로 취급하는 정책에 반발해 도심에서 벌인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며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단체 회원들은 남성의 경우 상의를 벗은 모습이 음란물로 분류되지 않고 공공연히 게재되는 데 반해 여성의 가슴만 음란물로 간주하는 것이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게시물이 당사 오류로 삭제됐다”면서 삭제했던 여성의 반라 사진을 복원했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퍼포먼스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이런 시위는 지나치다”는 견해와 “건강한 사회적 표현”이라는 견해가 맞붙었다.

논란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관련 기사를 다룬 포털사이트에서는 1만5000건 넘는 댓글이 달리며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남녀 차이에서 오는 ‘다름’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거나 “다름을 우선 인정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게 진정한 평등”, “여성의 가슴이 성적으로 보이는 것은 본능” 등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여성도 노출의 자유가 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거나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지 말라”며 퍼포먼스에 동조하는 의견도 많았다.

가슴을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공연음란죄로 처벌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경찰도 논란을 의식한 듯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퍼포먼스를 벌인 불꽃페미액션 관계자들을 입건할지 검토 중이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