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직도 공무원도 90년생 여성시대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5-27 16:52 수정일 2018-05-27 16:52 발행일 2018-05-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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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0명당 남성 출셍성비 변동표(통계청)
여성 100명당 남성 출생성비 변동표, 산아제한정책·초음파검사기술 대중화·백말띠에 대한 편견 등이 얽혀 1990년도 남녀성비가 116.5 대 100으로 치솟았다. 자연적인 남녀성비는 105 대 100 내외다. (통계청)

고등학교 교사직과 9급 공무원 합격자 등에서 나타난 남녀성비 역전현상이 모두 1990년생 여성들의 사회진출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통계청과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여교사의 비율은 2011년 46.1%에서 서서히 올라 2015년 50%를 넘어서 2017년에는 51.4%를 차지했다. 또 국가고시센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가직 9급 공무원 합격자 여성비는 양성평등 관련 합격자를 배제하고서도 2013년 42.1%에서 2014년 49.5% 2015년 51.6% 2016년 54.6%로 꾸준히 상승했다. 1990년생 여성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2013~2017년에 교사직과 공직 양측에서 성비역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은 여아선별낙태가 가장 극심했던 해로 추정되는 시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의 남녀성비는 116.5대 100으로, 자연성비인 105대 100보다 11.5포인트 더 높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초음파검사가 1990년대에 대중화되면서 빈부를 막론하고 누구나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초음파검사기술·백말띠에 대한 편견 등이 얽혀 기존 남아선호사상을 가시적으로 발현시킨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존 남아선호사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음에도, 1990년생 여성들은 학업성취도면에서 오히려 동시대 남성들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대학진학률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다가 1990년생 학생들의 대입 시기인 2009년에 남학생 81.6%, 여학생 82.4%로 처음으로 역전됐다. 당시 0.8%포인트에 불과하던 남녀 대학진학률 격차는 2012년 5.7%포인트, 2014년 7%포인트로 확대됐다. 2017년 남녀 대학진학률 격차는 7.4%포인트다.

한편 남아선호사상을 밟고 일어나 우수한 결과를 이뤄낸 1990년생 여성들과 반대로 1990년생 남성들의 경우 학업경쟁 등에서 동시대 여성들에게 밀려난 첫 세대가 됐다. 이들은 남아선호사상을 배경으로 태어났음에도 대학진학율, 9급 공무원 합격자 성비, 고등학교 교사직 성비 등 여러 지표로 보듯 동시대 여성들과의 경쟁에서 뒤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교사직의 경우 유일하게 남성성비가 높던 고등학교 교사에서까지 이들의 사회진출시기와 맞물려 여성비가 높아지며, 이들 세대에 이르러 남교사가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교사직 여성비는 유치원 98%, 초등학교 75.7%, 중학교 69.2%, 고등학교는 51.4%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