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 올레드 TV, 완벽 화질 비결은? 꼼꼼한 '화질 측정 시스템’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5-24 10:00 수정일 2018-05-24 17:16 발행일 2018-05-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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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이상의 화질요소를 꼼꼼히 관리하는 ‘화질 측정 시스템’
2년여 개발기간을 통해 완성된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맞춤형 ‘화질·사운드 튜닝’
LG전자 HE연구소_01(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
LG전자 연구원들이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으로 올레드 TV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HE 연구소_03(무향실)
LG전자가 연구원들이 무향실에서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 2중의 암막커튼으로 철저히 빛이 차단된 공간 속. 높이만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장비에 ‘LG 올레드 TV’ 패널을 부착시킨다. 이 장비는 좌우상하뿐 아니라, 대각선 방향까지 총 720도로 회전하며 TV의 화질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이어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 명암비, 시야각, 색재현율 등 모델별로 1000개 이상의 세부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LG전자는 해당 결과 값을 토대로 제품의 상품화를 결정짓는다. 기준선은 측정된 수치가 합격점을 받더라도 평균을 밑돌면 불량으로 간주할 정도로 높다.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 내 R1동을 찾았다. 이곳에는 HE(TV)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 및 지원시설이 위치해 있다. 2층에는 올레드 TV의 화질과 음질을 책임지는 ‘TV화질·음질 개발실’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세계 12개국의 성능 평가서 1위를 휩쓴 ‘LG 올레드 TV’의 경쟁력을 만들어낸 공간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실이다. 이곳에서는 최대 120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까지 측정할 수 있다. 암막 커튼이 2중으로 쳐져있는 이유는 완벽한 암실환경이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유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가장 어두운 부분부터 밝은 부분까지 잘 표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진다”며 “올레드 TV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는 하드웨어적인 노하우 외에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CD(액정표시장치) TV는 백라이트에서 새어 나오는 빛 때문에 좌우로 회전할수록 점점 회색 빛을 띠게 된다. 반면, 올레드 TV는 어느 방향에서도 변화가 없는 색을 표현해 내야하기 때문에 테스트 범위가 넓다. 소프트웨어적인 역량도 그만큼 강조되는 셈이다.

화질팀은 소비자들의 TV 시청 환경과 선호하는 화질을 분석해 제품에 적용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김동환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개개인의 선호도와 지역별 차이 때문에 화질에 대한 명확한 표준화는 힘들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선호도와 요구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원들이 국내외를 직접 발로 뛰면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각국서 방영 중인 다양한 콘텐츠를 녹화한 뒤,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화질을 테스트하는 식이다.

이날 R1동에서는 신형 올레드 TV의 최대 경쟁력으로 지목되는 인공지능(AI) 화질엔진 ‘알파9‘ 성능도 엿볼 수 있었다. 알파9은 입력 영상을 분석해 4단계로 잡음(노이즈)을 제거한다. 1~2단계에서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하고 3~4단계에서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하는 식이다. 실제로 같은 영상이더라도 알파9을 적용하면 화질 선명도가 한층 개선되고, 노이즈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R1동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G3동에는 TV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다. LG 올레드 TV의 제품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무향실은 말 그대로 소리의 울림이 없는 방이다. 윤현승 TV음질팀 책임연구원은 “소리의 반사가 0에 가깝게 설계돼, 순수하게 TV에서 나오는 소리만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한다. TV 스피커가 얼마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얼마나 고르게 음을 내는지, 음의 왜곡이 작은지 등이다. 청음실에서는 실제 소리를 들어보고 평가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무향실과 달리 소리의 반사가 잘 이뤄지도록, 작은 콘서트 홀 구도로 설계됐다. 연구원들은 TV의 소리를 들으며 음의 왜곡과 균형을 잡아주는 튜닝을 진행한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