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학열의 VIVA 골프] 골프여제 박인비의 ‘준비된 우승’

오학열 기자
입력일 2018-05-23 15:57 수정일 2018-05-23 17:37 발행일 2018-05-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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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학열 골프전문기자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서 첫 우승을 하기까지는 강산이 한번 변해야 했다. 박인비는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KLPGA투어 데뷔는 이듬해인 2008년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 첫 출전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박인비의 KLPGA 투어 우승은 데뷔 11년 만에, 20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이뤘다. 지난 20일 강원도 춘천에서 끝난 두산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매치 퀸’에 등극한 것이다. 

KLPGA투어 대회 첫 우승 전까지 출전한 19개 대회서 박인비는 단 1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준우승을 6개 대회에서 차지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올 시즌 시작하기 전 목표를 L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KLPGA투어 대회 우승을 하는 것으로 세웠다. 그리고 박인비는 올해 첫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박인비의 이번 대회 우승은 철저히 준비된 우승이라는 평가다. 박인비는 “그동안 KLPGA 투어 대회에 19번 출전했지만 대부분 대회가 열리는 주에 입국해 곧바로 경기에 나서게 되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도 우승이지만 골프 팬들에게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일주일 전에 입국해 완벽하게 시차에 적응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연습라운드를 통해 샷은 물론 코스 파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달 23일 2년6개월 만에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를 탈환하며 올 시즌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두 번째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박인비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각각의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지난 2년 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다”면서 “쉬는 방법을 깨닫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쉬는 방법을 깨달은 만큼 대회 출전을 앞두고 펼치는 연습은 더욱 밀도가 높아졌다. 자신에게 지금 부족한 점이 무엇이지 확실히 알고 보완에 나설 수 있게 됐으며, 대회에서는 샷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박인비의 이번 두산 매치 플레이 우승도 그가 이제 우승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박인비는 또 하나의 목표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다음주 열리는 US 여자오픈을 정조준하고 있다. KLPGA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을 이제 미국에서 다시 한 번 밟게 될 것이다. 그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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