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감 선거에 ‘9시 등교, 석식·야자 폐지’ 효과 놓고 공방 치열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5-17 17:25 수정일 2018-05-17 17:25 발행일 2018-05-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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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현직인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놓고 연일 후보자간 공방이 뜨겁다.

9시 등교와 석식·야간자율학습 폐지 등 이재정 현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해 상대 후보들이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교육감이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도·보수 단일후보인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최근 “9시 등교 정책은 도입 때부터 ‘강제 시행’이라는 논란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방과 후 학원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새벽반 학원까지 늘어나는 등 당초 정책 취지와 달리 오히려 학생들의 수면시간은 더 부족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등교 시간이나 석식 제공, 야간자율학습 등은 학교가 자율 결정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재정 후보는 즉각 반박 보도자료로 맞섰다. 그는 “9시 등교는 학교 자율로 실시 혹은 폐지 여부를 결정한 것”이라며 교육청이 강제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 수면시간이 오히려 더 부족해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 왜곡”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후 16일에도 “주변에서 어떻다고 하더라 하는 식의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재차 이런 비판을 문제 삼았다.

임 후보 측은 이에 다시 “9시 등교정책은 그동안 학교 현장에 하달된 교육감 서한문과 각종 공문을 보면 사실상 강제한 것이 분명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이번에 후보 경합 중인 진보진영의 송주명 후보조차 겉으로는 자율을 얘기하면서 뒤로는 도내 각 교육지원청과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확인하는 등 사실상 강제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면시간과 관련해선 이재정 후보가 근거로 내세운 미국 학술지가 다툼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교육감은 ‘인적자원(JHR)’에 발표된 ‘수업 시작 시간이 아동·사춘기 학생 학업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을 소개하면서 등교시간 단축 등의 조치가 학생 수면시간 연장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후보 측은 “입시를 코앞에 둔 고3의 등교시간을 앞당기려고 해도 교육청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특히 경기지역 교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82.9%가 9시 등교에 반대했으며 특히 고3 수험생 학부모들은 9시 등교와 수능 및 모의고사 시작 시간 차이로 적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78%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에 발표된 ‘서울 청소년의 건강생활 변화’ 자료를 인용해, 2015년 청소년들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6분으로 2010년보다 8분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경기교육종단연구 보고서를 인용해서는 9시 등교 시행 후 각 과목 영역별 성취도 점수가 떨어지고, 아침식사 횟수도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석식 및 야간자율학습 폐지와 관련해서도 임 후보 측은 “스스로 학교에 남아 공부하겠다는 학생까지 밖으로 내모는 것은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 교육감은 석식 및 야간자율학습 폐지로 수능을 치러야 하는 경기도 고등학생만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은 입시준비가 교육의 전부라는 편협한 교육관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