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시술 성공 높이는 난자배양법 개발…성숙 난자 획득 비율 2.6배↑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5-15 13:55 수정일 2018-05-15 13:55 발행일 2018-05-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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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시술의 성공률을 높이는 난자 배양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는 체외에서 여러 개의 난자를 한 번에 성숙하게 해 수정 가능한 난자 수 자체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 연구팀은 복수의 난포를 성숙할 수 있는 체외 배양모델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배양모델을 사용하면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체내 난포는 난자로 성숙해 정자와 수정한다. 이때 난자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호르몬 주사로 과배란을 유도한 후 난포를 몸 밖으로 꺼내 시험관에서 난자로 배양·성숙시킨다. 배양한 난자를 정자와 수정시켜 자궁에 이식하는데, 이 과정이 흔히 말하는 시험관 시술 또는 시험관아기 시술이다. 성공확률은 30% 정도다.

보통 체내에 다수의 난포 중 하나가 수정 가능한 난자로 성숙되는데 이웃한 난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다수의 난포 중 난자로 성장하는 1개의 난포가 선택되는 데에는 혈관수축 유도인자인 ‘안지오텐신II’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유도인자의 발현을 조절해 다수의 난포를 동시에 난자로 성숙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실제 동물실험 결과 안지오텐신II를 첨가해서 배양한 다수의 난포는 기존 대비 성숙한 난자를 획득하는 비율이 평균 2.6배에 달했다. 이후 난자의 수정률은 차이가 없었다.

즉, 기존에 1개에 불과했던 수정 가능한 난자 수가 2~3개로 늘어나므로 시험관아기 성공률도 함께 상승한다는 의미다.

구 교수는 “난포 체외성숙 모델의 효율성과 활용성을 크게 향상한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많은 난임 여성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코넬대, 웨이크포레스트대 등과 공동으로 수행돼 현재 국제동시특허(PCT)를 출원했다. 연구결과는 이 분야 국제학술지 ‘조직공학-재생의학저널’(Journal of Tissue Engineering and Regener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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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구승엽 교수팀이 실험에 성공한 복수난자 배양법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