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했다던 세운상가 1단계 재생…서울시“10년 더 돌봐야”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5-13 16:18 수정일 2018-05-13 16:18 발행일 2018-05-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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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2층 1층
세운상가 1,2층 도매상가

작년 9월 마무리됐다던 서울시 ‘다시 세운 프로젝트’ 1단계 재생사업이 완전재생까지 최대 약 10년의 시간과 노력을 더 필요로 할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기존 사업비 외에 올해 약 28억원의 예산을 추가투입할 예정이며, 아직 끝나지 않은 산업·공동체 재생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구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다시세운 사업팀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9월 완료됐다고 알린 것은 공중보행교 공사를 비롯한 보행재생”이라며 “산업재생과 공동체 재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지난 9일 밝혔다.

예산도 지속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에 알려진 1단계 재생사업비 총 535억원은 모두 보행재생 기간에 집행됐다. 시는 올해 추가로 △세운협의체 지원을 비롯한 공동체 재생 약 10억원 △3대 축제 운영비 약 3억원 △공공시설 확보 및 유지관리비 약 15억원까지 총 28억원 내외의 예산을 더 지출할 계획이다.

시는 세운상가가 자생력을 완전히 확보하기 전까지 예산 지원을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창구 사업팀장은 “상가 입주 주민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세운주식회사’를 만드는 것이 재생방향”이라며 “5~10년 동안 상가의 경제적 자립이 실현되는 상황에 맞춰 행정적 관여를 서서히 줄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는 상가와 학교를 이어주는 기술교육사업, 3층 큐브 공간 대관, 광장 사용료 등 시에서 부담하고 있는 여러가지 부분들을 장기적으로 수익사업화한다는 입장이다. 상가 자립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기존 상인들의 적응에 시간이 걸릴 거라는 우려도 있다. 시는 “상가에 창의적인 시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4차 산업 첨단기술공방이 많이 들어서야 한다”며 “다만 재생이 진행될 수록 1~2층 도매상인들이 점진적인 업종변경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매업을 시에서 활성화 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가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세운 협의체가 가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과제다. 시는 상가의 경제자립을 위해 올해 네이버 등 대기업 소속의 사회공원사업팀을 유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는 대기업 수익사업팀이 들어서는 것은 막고 있다. 당장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해도 잘못 운영되면 주도권이 대기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창구 사업팀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바로바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세운상가의 장점”이라며 “주민들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상가를 꾸려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상가 재생의 앞날은 밝다”고 전망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