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무형자산 대형사 중 최고…“투자자 혼선 우려”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5-08 15:59 수정일 2018-05-08 16:58 발행일 2018-05-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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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이 국내 상위 제약사 중 순자산에서 ‘무형자산’(연구개발비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투자자의 착각이나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제약사가 연구개발(R&D) 비용을 과도하게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특별감리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제약업계 안팎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8일 본지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2017년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동제약은 지난해 순자산 가치 2840억 여원 중 무형자산이 993억 여원으로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다른 대형제약사보다 훨씬 크다. 한미약품은 작년 순자산가치 5730억원 중 무형자산이 338억 여원으로 약 6%를 차지, 일동제약과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CG녹십자는 1조326억 여원의 순자산가치 중 705억 여원이 무형자산으로 7% 비중을 차지했고, JW중외제약도 2679억 여원 중 201억 여원이 무형자산으로 7%의 비중을 보였다.

회계전문가들은 일동제약의 무형자산 비중이 순자산의 34%를 차지하는 데 대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대형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 A씨는 “자산 2800억 원 중 거의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는 점은 부채비율부터 회사의 재무제표 모양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순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에서 일동제약의 경우 1000억 원 가량의 실체가 불분명해 이 회사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오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비에 사용한 금액을 투명한 기준없이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면 R&D 비용은 자산이 되고 발생하는 회계상 영업이익·자산 규모 증가 등의 ‘착시효과’가 주가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이 점에 주목해 연구개발 비용이 나중에 회수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자산이 아닌 비용 처리를 주장하며 적극적인 감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매년 두자리 수의 무형자산비율이 유지되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에 따른 수치라고 해명했다. 제약산업의 특성상 연구 개발에 오랜 시간과 자금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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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