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2분기 실적격차 더욱 커진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4-30 13:46 수정일 2018-04-30 13:46 발행일 2018-04-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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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지난 1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같은 기류는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반기부터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올 하반기에는 양사 모두 주력 사업의 경쟁력이 한층 견고해져 안정적인 실적흐름 되찾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540억으로 작년 1분기 대비 503% 폭증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초호황을 만난 덕택이다. MLCC는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전자기기에서 반도체 같은 부품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고사양화가 이뤄지면서 대당 MLCC 탑재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판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이다. 덕분에 삼성전기서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는 올 1분기 매출이 7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나 늘었다.

반면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익은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 감소했다. 주요 거래선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가 생각보다 부진한 여파다. 통상적으로 이 회사의 실적은 애플의 판매동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과 3차원(3D) 센서 등을 독점 공급 중이다. 매출 의존도만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2분기 실적 동향도 1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삼성전기는 MLCC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끌 것이고, LG이노텍은 애플의 전략 모델이 부재한 상황 속에 실적이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신규 모델’ 출시 효과로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두 개의 카메라를 하나로 합친 듀얼카메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채용률이 크게 상승 하지 않고,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3D 센싱 모듈의 출하량이 늘어 듀얼 카메라의 감소분을 만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대다수 금융투자자들은 LG이노텍 주식에 대한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의 실적 부진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하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현 주가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기의 연간 실적 전망치 평균을 매출액 8조1353억원, 영업이익 7441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사상 최대 이익에 해당하는 수치다. 종전 최대 이익은 2012년 기록한 5805억 원이다. LG이노텍의 올해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8조3190억원, 영업이익 2844억원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