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능 간암, 색전술+방사선 치료가 표적항암제보다 효과 좋아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4-26 20:01 수정일 2018-04-26 20:01 발행일 2018-04-26 99면
인쇄아이콘
간 혈관(문맥)침범 간암 환자에게 경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표적항암제 치료보다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 종양내과 류백렬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간 문맥 침범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9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표적항암제 치료와 병행 치료를 각각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병행 치료법은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한 뒤 혈관을 막아버려 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경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으로 간 문맥에 있는 암 세포를 줄이는 방사선치료를 같이 시행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표적항암제 치료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43주였고, 병행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평균 55주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행 치료를 받은 45명 중 5명(약 11%)은 수술을 시행해 완치될 수 있을 정도로 암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동안 약물 치료 그룹에 포함된 환자들은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 400mg을 하루에 2번씩 꾸준히 복용했다. 병행 치료 그룹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1차로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고 약 3주 동안 혈관 침범 부위를 중심으로 국소적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다음 6주마다 색전술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윤상민 교수는 “간 내 혈관으로 암세포가 침범한 진행성 간암의 경우,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전 세계적으로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 밖에 없었다”며 “이번 전향적 연구 결과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변경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암 분야 국제학술지인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7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교수(오른쪽)가 간 문맥 침범 간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전 조사 부위를 가리키고 있다.(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