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오스트리아 車조명업체 ZKW 1.4조원에 인수…전장사업 날개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4-26 16:40 수정일 2018-04-26 17:11 발행일 2018-04-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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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인수하는 ZKW 본사 사옥 전경
LG전자가 인수하는 ZKW 본사 사옥 전경//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인 ZKW를 인수한다. LG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11억 유로(약 1조4440억원) 규모다. 이를 계기로 차기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26일 이사회를 거쳐 ZKW의 지분 70%를 7억7000만 유로(약 1조10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30%의 지분은 (주)LG가 3억3000만 유로(한화 약 4332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ZKW는 자동차용 핵심 조명 부품인 헤드램프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 중이다.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톱 5에 꼽히는 선두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약 12억6000만 유로(한화 약 1조6500억 원)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ZKW 인수를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 중 ‘자동차용 조명 사업’ 경쟁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리어램프 중심이던 자동차 조명 사업을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자동차용 조명 시장은 2020년 290억 달러(약 33조원)로 성장이 점쳐지는 유망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완성차 업계서 ZKW가 그간 유럽, 북미 업체를 대상으로 맺어온 ‘글로벌 신뢰도’도 자연스레 얻게 된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그간 △인포테인먼트 기기 △전기차 솔루션 △안전 및 편의장치 세 가지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대해왔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C사업본부는 지난 해 전년 대비 26% 증가한 3조 48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오픈한 융복합 연구개발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양사간 시너지 창출 극대화를 꾀한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우선 차량용 LED 사업에 진출해 올해부터 헤드램프를 일부 양산 중인 LG이노텍과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벤츠, BMW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와 협업도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이외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LG하우시스의 차량용 외장재 사업 등과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LG전자의 앞선 IT기술과 ZKW의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용 라이팅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 후에도 ZKW는 현재의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며, 오스트리아 현지 직원들의 고용도 최소 5년 간 유지된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