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옴부즈만委 "반도체 작업환경과 질병 발생 연관성 결론 못내"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4-25 15:38 수정일 2018-04-25 15:39 발행일 2018-04-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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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옴부즈만 위원회가 삼성전자 기흥·화성, 온양, 아산 사업장의 작업 환경과 질병 간 연관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벤젠 등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법적 기준을 초과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서는 화학물질 리스트를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25일 서울대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에 대한 종합진단 결과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지난 2년간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백혈병 등 질병간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위원회는 먼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최근 3년간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장별 유해인자(물리·화학적 인자, 분진 등) 불검출률은 △기흥·화성 79.9% △온양 71.6% △아산 73.0%였고, 검출된 유해인자 중 법적 노출허용기준의 10%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웨이퍼 제조 포토 공정에서 사용되는 감광액 용액 중 벌크시료 54개를 선정해 25종의 유해화학물질 검출여부를 직접 분석한 결과, 벤젠, 에틸렌글리콜류 등 16종은 불검출됐고, 톨루엔, 크레졸·오쏘 등 9종의 물질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출된 물질은 극미량 수준의 농도”라며 ‘인체 유해성 판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지보수 작업 환경과 관련해선 “정상 작업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유지보수 작업 시의 공기 중 화학적 유해인자 및 전자파 노출을 직접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검출된 경우에도 노출기준 대비 극미량 검출됐다”고 했다. 방사선 설비 관리 실태와 방사선 피폭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반인 선량한도인 연간 1mSv를 넘는 경우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과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통계의 유의성 및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리스트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질병의 인과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향후 반도체 공정과 질병 발생 간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장 재직자뿐만 아니라 퇴직자와 보상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2차 자료와 연계해 작업환경에서의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 간의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2016년 1월12일 합의한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따라 구성된 독립적 기구다.

이번 종합진단은 조정합의서에 따라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작업환경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장 미래전략 연구,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자료 보관에 관한 연구의 5개 주제로 나눠 실시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