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잡아라”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4-22 13:51 수정일 2018-04-22 14:02 발행일 2018-04-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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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유럽 3대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서 빌트인 가전을 선보인 삼성전자//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5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빌트인 가전은 주방의 크기나 인테리어 등에 꼭 맞춰 설치하는 맞춤형 가전제품을 뜻한다. 사업 특성상, 현지 건축·디자인 업체와의 협력 체계가 강조되는 B2B(기업 간 거래) 성향이 강하며, 수익성도 뛰어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상위 1~5% 소비자 중심의 빌트인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기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빌트인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서 빌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가전 시장의 40%에 육박한다. 연간 180억 달러(약 19조2500억원) 규모로 시장이 조성돼있다.

양사는 이날 폐막하는 유럽 3대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나란히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서 빌트인 가전의 핵심인 오븐 쿡탑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듀얼 쿡 플렉스’를 최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75리터 대용량으로 내부 공간을 둘로 나눠 각기 다른 온도로 동시에 2가지 요리를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폴란드서 빌트인 쇼룸 ‘쿡 스토리 바이 삼성’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지 유명 주방가구 업체들과 협력을 맺고, 이들 전시관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으로 구성한 초프리미엄 주방 솔루션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연내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주요 유럽 국가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시장서도 빌트인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단계적으로 가동 중이다. 북미 가전 시장의 전체 규모는 280억 달러 수준이다. 이 중 빌트인 비중은 15%(약 42억달러) 가량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현지 브랜드 ‘데이코’ 인수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아울러 전문유통망을 확보해 단기간 내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반면, LG전자는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2020년까지 미국 내 탑5에 오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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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4층 쿠킹 스튜디오//사진제공=LG전자

향후에는 ‘빌트인’ 격전지가 국내 시장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빌트인 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지난 3년간 10% 넘는 성장세 지속해 온 점을 고려했을 때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독일 주방가구 브랜드 지메티 쇼룸서 데이코 제품을 선보인다. 4분기에는 자체 쇼룸을 오픈할 예정이다. 제품 라인업은 3단계로 구성해, 폭 넓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한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논현동 가구거리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을 운영 중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