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고농도 미세먼지 중국요인 기본 50%이상 전제…과학적 증거는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4-14 16:16 수정일 2018-04-14 16:22 발행일 2018-04-14 99면
인쇄아이콘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된 책임이 중국에 있는지 국내에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요인의 영향이 큰 날에도 중국 요인이 최소 50% 이상이라는 해설이 나왔다. 위성사진·지표물질 등이 증거로 지목받았다.

12일 국립환경과학연구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미세먼지 국내요인 영향을 강조한다 해서 100% 국내 발원이란 뜻이 아니다”며 “100㎍/㎥ 고농도시 국내 요인은 평균 30%며, 최소 40~50%의 중국 및 국외요인이 기본으로 전제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다는 증거는 크게 직접적 증거와 간접적 증거로 나뉜다. 직접적 증거로는 위선사진을 핵심으로 다양한 자연적 요인과 지표물질이 있고, 간접적 증거로는 미세먼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황을 분석할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 없이 현재 상황이 설명이 안되는 경우다.

위성사진은 미세먼지의 출처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다. 가령 지난 3월 24일 서울을 뒤덮은 100㎍/㎥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산동성 부근에서 서풍을 타고 서울로 온 반면, 지난 6일 300㎍/㎥ 이상의 황사먼지는 중국 고비사막에서 바람을 타고 북한을 거쳐 한국에 왔다.

GOCI 위성사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GOCI 위성자료, 왼쪽은 3월 24일 오른쪽은 4월 6일 사진이다. 파란색일수록 청정하고 빨강에 가까울 수록 미세먼지가 심하다.흰색은 해무를 비롯한 구름이다.(자료제공=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지표물질의 경우 미세먼지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려주는 물질이다. 가령 칼륨의 경우 볏짚이나 폭죽을 태울 때 바이오메스가 타면서 방출된다. 지난 3월 2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중국 설 연휴 춘절 시기 한반도 상공의 초미세먼지에서 칼륨과 레보클루코산의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폭죽에서 발견되는 칼륨은 급증했지만 볏짚에서 나오는 레보글루코산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여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황산염과 질산염의 비율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황산염은 과거 ‘런던스모크’의 주 성분을 이룬 물질로, 주로 황 함량이 많은 석탄을 태울 때 방출된다. 반면 질산염의 경우 석유를 태워 나오는 물질로 주로 자동차 매연에서 비롯한다. 지난 1월 서울시는 15·16·18일 3일 동안 약 150억원을 들여 대중교통 무료화 등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돌입한 근거도 질산염의 급격한 증가였다. 반면 지난 9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3월 24일 미세먼지에서는 석유 연소시 나오는 질산염보다 석탄 연소시 발생하는 황산염의 농도가 크게 증가해 중국의 요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1월 서울 미세먼지표
지난 1월 서울시 미세먼지 변화량, 서울시 비상저감조치가 발련됭 15~18일 간 질산염이 황산염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한편 미세먼지의 비중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석이 충돌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9일 발표에서 “3월 24일 첫날 미세먼지는 중국 요인이 69%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요인이 줄어들고 국내 요인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요인의 증가가 미세먼지 발생량의 증가 탓인지 중국발 미세먼지가 빠져나간 탓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시는 “국내 요인이 증가했을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다”며 “자세한 것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립환경과학연구원 관계자는 “평시 서울과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30㎍/㎥”이라며 “100㎍/㎥ 고농도시 국내 요인은 평균 30%며, 1월 처럼 국내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경우에도 최소 40~50%의 중국 및 국외요인이 기본으로 전제된다”고 밝혔다. 기여도는 비율을 뜻하기 때문에 고농도시에서 평시로 전환되면서 서울시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변하지 않아도 기여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연구원은 평시 미세먼지 농도가 30㎍/㎥ 일때 서울시의 일반적인 기여도를 약 60~70%라고 설명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