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최악의 ‘미세먼지’ 아는 만큼 보인다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4-14 15:11 수정일 2018-04-14 16:12 발행일 2018-04-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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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³ 보다 3배 해로운 100㎍/m³ 왜 일까
6일 미세먼지
지난 6일 전국을 강타한 300㎍/m³ 황사 미세먼지(연합)

미세먼지 공습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지난 6일 전국을 뒤덮은 농도 300㎍/㎥ 이상의 미세먼지보다 지난달 24~25일 이틀 간 서울을 뒤덮은 100㎍/㎥ 미세먼지가 약 3배 더 해로운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의 종류가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6일 발생한 농도 300㎍/㎥ 이상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자연 발생한 황사먼지”라며 “국내에서 발생한 인체에 해로운 인위적 미세먼지는 평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넌 누구냐?

‘미세먼지’는 분자 하나로 이루어진 대기오염가스와 달리 여러 분자들이 결합된 입자로, 일종의 작은 먼지다. 기도까지 침투 할 수 있는 PM10부터 허파를 거쳐 혈관 속으로 침투할 수 있는 PM2.5까지 입자의 크기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기도로 침입할 수 있는 크기의 PM10을 ‘미세먼지’, 혈관에 침투할 수 있는 크기의 PM2.5를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미세먼지는 성분과 발생 원인에 따라 ‘자연발생 먼지’와 ‘인위발생 먼지’ 두 종류로 나뉜다. 자연 발생 미세먼지는 사막 모래먼지와 바다 해염입자다. 대체로 입자가 크고 흙이나 소금에서 비롯해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반면 인위적 발생 미세먼지는 석탄·석유·LNG(액화천연가스)를 태우면 나오는 배출가스가 안개 등으로 인해 응축된 것이 대부분이다. 황산염과 질산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난방보다는 공장, 발전소, 자동차 내연기관을 통해 주로 발생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생한 미세먼지의 주성분은 황사인 반면, 지난달 24~25일 발생한 PM2.5 초미세먼지는 황산염·질산염·암모늄염으로 이루어진 인위적 미세먼지였다. 특히 이날 초미세먼지에서는 니켈 및 바나듐 등 중금속 성분이 높게 검출됐다. 3월 미세먼지가 4월 미세먼지보다 농도는 3분의 1 수준이면서 유해성은 약 3배 더 높은 셈이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미세먼지를 추적하고 있는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인위적 미세먼지의 위험성

인위적 미세먼지는 지난 2013년 1월 PM2.5 농도 1000㎍/㎥를 기록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베이징 스모그’를 기점으로 그해 10월 한국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코에 들어가면 비염과 알러지를 기관에 들어가면 천식을 일으킨다. 폐로 들어가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혈관을 타고 들어가서 축적되면 심장에 동맥경화나 고혈압, 뇌혈관에 뇌졸중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PM2.5부터 코의 점막을 타고 뇌혈관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일반인과 민감군에 따라 미세먼지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 성인들의 경우 큰 증상을 느끼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 및 호흡기 질환자들은 미세먼지로부터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과거 1952년 12월 4000명을 죽게 만든 PM10 농도 4000㎍/㎥의 ‘런던 스모그’ 때도 민감군 환자들 사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 센터장은 “산업 활동이 활발해 미세먼지 총량은 늘어났지만, 방진기술 발달로 오염수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센터장은 “인위적 미세먼지에는 안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문턱 값’이 없어 몸에 얼마가 들어가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