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낙수효과 작동하지 않아...새 경제질서 만들어야"

이원배 기자
입력일 2018-04-12 16:07 수정일 2018-04-12 16:14 발행일 2018-04-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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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필드 박사 48주기 특별강연하는 김상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스코필드홀에서 열린 제16회 스코필드 박사 48주기 추모기념식에서 ‘21세기 스코필드를 향하여-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오늘날 우리 경제에 이른바 ‘낙수효과’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경제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낙수효과’란 소수의 대기업에 투자하면 대기업의 성장 효과가 다른 경제 주체들에게도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열린 ‘제16회 스코필드 박사 추모기념식’ 특별강연에서 “과거 한국만큼 낙수효과가 잘 작용한 나라가 없었으나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는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 기업들이 있지만, 다른 산업으로 (성과가) 확산하는 효과가 과거보다 굉장히 약해졌다”며 “기업들의 성과가 고립된 ‘성’으로 점점 변해가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근 “대기업 집단이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분의 헌신이 있었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런데도 대기업 집단이 경제적 힘을 남용해 중소기업과 젊은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오늘날 학생들이 겪는 고통은 나와 같은 선배, 부모님 세대의 잘못이다, 미안하다”며 “이 자리에 있는 여러 학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핵심 추진 과제로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남용 방지와 대·중소기업 사이 공정한 거래 기반 조성, 혁신경쟁 촉진,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꼽았다.

이날 특강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 후에는 서울대 수의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한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 박사의 서거 48주기를 기리는 기념식의 하나로 열렸으며, 정운찬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명예회장과 성낙인 서울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