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학자금 대출, 여성들의 결혼 늦추는 원인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4-12 10:37 수정일 2018-04-12 15:35 발행일 2018-04-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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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학자금 대출’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결혼 이행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논문 ‘학자금 대출과 혼인이행:4년제 대학 졸업 여학생을 중심으로’(성균관대 배호중 한창근)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혼인 가능성이 37.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과 어려움이 혼인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KEEP) 자료를 이용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 507명의 혼인이행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의 34.3%는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총 대출액은 700만원∼1천500만원 이하가 12.6%, 700만원 미만이 12.2%, 1천500만원 초과가 9.5% 등이었다.

학자금 대출액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혼인이행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확인됐다. 대출 총액이 한 단위 증가할수록 혼인 이행 가능성은 6.3% 낮아졌다.

이는 가구 소득이나 부모 학력, 출신 대학, 자격증 취득 여부, 공무원 시험 준비 경험, 휴학, 졸업 후 첫 일자리 특성 등 결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다른 변수들을 통제했을 때 나온 결과다.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살펴보면 졸업 후 첫 직장의 임금수준은 결혼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며, ‘괜찮은 일자리’(300인 이상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정규직)에 취업한 경우 혼인이행 가능성이 약 2.4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양질의 일자리가 선행되어야 혼인이 활발해 질 수 있으며 학자금 대출 부담은 혼인뿐만 아니라 경제적 독립, 출산 등 생애주기 과정에서의 일련의 사건들을 전반적으로 지연시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정책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