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자가비중 전세추월…“내 집 없으면 결혼 포기”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4-02 10:24 수정일 2018-04-02 10:24 발행일 2018-04-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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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1년 미만 신혼부부의 자가비중이 전세 비중을 앞질렀다. 집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결혼을 지연시키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창간호에 실린 ‘결혼하면 어떤 집에 살고 왜 이사를 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1년 미만 신혼부부의 주거점유 형태는 2015년 기준 자가 비중이 37.7%으로 전세 비중 35.1%를 앞질렀다. 5년 전인 2010년 기준 신혼부부의 자가 비중이 32.3%, 전세 비중이 44.1%로 전세 비중이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자가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5년 미만 신혼부부의 자가 대 전세 비중도 같은 기간 45.6%와 33.2%에서 50.6%와 27.4%로 크게 벌어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시내 통계개발원 통계분석실 사무관은 “과거에는 주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일단 결혼한 이후 내 집을 마련했다면, 최근 세대는 주거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결혼을 지연시키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계청은 지금 결혼하는 세대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자녀세대인 에코 세대여서 이전 세대보다 노후자금을 확보한 부모가 자녀가 결혼할 때 자녀세대의 주택마련을 지원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신혼부부 특별 분양 등과 같은 정부의 신혼부부 주택 지원정책이나 대출을 얻더라도 자가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통계청은 덧붙였다.

다만, 5년 미만 신혼부부의 자가비중은 2015년 기준 서울은 31.3%, 수도권은 37.0%, 비수도권은 52.8%, 전국은 44.3%로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이후 신혼부부가 출산을 통해 가족을 확장하는 결혼 5∼19년 차에는 교육문제로 이사하는 비중이 다른 때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며, 자가의 비중이 59.7%로 상승했다. 이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은 69.4%다. 자녀의 출산으로 2세대 가구의 비중은 80.1%에 달하게 된다.

자녀의 독립과 결혼, 부부의 은퇴가 이뤄지는 결혼 20∼34년 차에는 자가 비중이 67.0%로 치솟지만, 2세대 가구 비중은 65.1%로 감소했다. 이후 부부의 노화와 사망이 이뤄지는 가족 해체기인 결혼 35년 차 이상에서 자가비중은 76.7%에 달해, 4가구 중 3가구는 자기 집에 거주한다. 2세대 가구의 비중은 26.6%로 감소하지만, 1인 가구 비중은 32.3%에 달한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