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업체, 폐비닐 이어 플라스틱도 거부…혼란 확산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8-04-01 13:54 수정일 2018-04-01 17:10 발행일 2018-04-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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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수거장에 주민들이 내놓은 페트병이 쌓여있다. (연합)

수도권 곳곳에서 비닐과 스티로폼 폐기물 배출을 금지에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재활용 품목에서 제외돼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근 화성과 용인 등 일부 시·군 아파트 단지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하는 업체들이 다음달부터 대표적인 재활용 품목인 페트병을 비롯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일절 수거하지 않겠다고 아파트 측에 통보했다.

화성의 한 1200여 세대 아파트 측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공문이 날아들어 당장 비상이 걸렸다.

재활용 폐기물 배출을 1주일에 1차례로 제한하는 이 아파트는 한번에 약 5톤(t)의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주민들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재활용 폐기물을 둘러싼 혼란은 최근 서울과 고양 등 수도권 일부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재활용 업체들이 비닐과 스티로폼은 수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주민들에게 전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플라스틱을 받지 않겠다는 업체들도 생겨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사태의 원인은 재활용 업체들은 그동안 수거한 재활용품을 중국에 팔아왔는데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로 수출길이 막힌 데 있다.

재활용 업체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 이후 플라스틱값이 곤두박질치면서 구매업체에 넘기는 가격이 kg당 90원에서 20원으로 하락했고 공짜로 넘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즉 돈을 주고 아파트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넘길 곳이 없어 손해가 쌓이게 된 것.

재활용 폐기물 수거는 각 지자체의 업무이지만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 등에서 수익을 위해 개별적으로 재활용 업체와 계약을 맺고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는 일반 주택가 등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 업체 측에 매각해왔는데 이들 지자체와 계약한 업체들도 최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등의 수거를 꺼리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활용 관련 민원 현황과 각 지자체가 준비 중인 대책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31개 시·군에 공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