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의 외면… 모바일 채널 자존심 구긴 시중은행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29 16:59 수정일 2018-03-29 17:00 발행일 2018-03-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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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송금 앱 '토스' 주요 시중은행 제치고 인기 유지
시중은행, '편리함' 원하는 젊은 층 수요 공략 늦어
분산돼 있는 뱅킹앱도 젊은층 외면 영향으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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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채널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스타트업 기업을 좀처럼 따라 잡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모바일 채널의 주 사용층인 2030세대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나온다.

29일 기준 양대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 스토어 금융 섹션 순위에서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인 토스(비바 리퍼블리카)가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 섹션 인기 순위에서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뱅크샐러드가 1위, 토스가 2위 였다. 이어 신한은행의 쏠(Sol)이 3위, 농협상호금융의 NH콕뱅크가 4위,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이 5위를 차지했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13위, 하나은행의 1Q 뱅크는 24위로 집계됐다.

아이폰 앱 스토어에서는 뱅크샐러드와 토스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카카오뱅크(3위), 신한 쏠(5위), KB스타뱅킹(6위),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7위), KEB하나은행 1Q 뱅크(13위) 였다.

뱅크샐러드가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모바일 뱅킹 분야에서는 토스가 주요 시중은행을 앞지른 셈이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이 순위에서 크게 밀린 점은 젊은 세대가 ‘편리함’을 원한다는 욕구를 빠르게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스의 경우 금융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 가장 불편하게 느껴졌던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 빠르게 선보이며 ‘입소문’을 타고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했다.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편리함을 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 있지만 선제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중론이다.

실제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20 대 이하 금융 앱 이용자수는 토스가 227만명으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 스타뱅킹(124만), 신한 쏠(100만), 카카오뱅크(93만), 우리은행 원터치 뱅킹(69만), KEB하나은행 1Q뱅크(41만) 등으로 집계된 점은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이 분산 된 점 역시 이용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일단 신한은행의 경우 쏠을 내놓으며 분산돼 있는 모바일 뱅킹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한 대 모았지만,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비슷한 경우의 애플리케이션이 2~4개로 나뉘어져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을 대상을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분산돼 있는 뱅킹앱도 순차적으로 합쳐나가며 고객들의 편리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