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에 건강가전 '빅히트'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3-27 15:21 수정일 2018-03-27 15:24 발행일 2018-03-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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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미세먼지<YONHAP NO-3408>
미세먼지 수치 나쁨을 보인 서울 강동지역 모습. (연합)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건강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공기청정기, 빨래건조기 등 전자제품은 올해 연간 최대 판매량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외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분류되는 의류 관리기 시장도 급성장하며, 관련 업체들의 진출 움직임이 줄 잇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가에서는 건강가전 중심의 지각변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텔레비전, 냉장고 등 고전적 제품들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환경방어용 제품들이 단숨에 세를 불려 주연 자리를 꿰찬 것이다.

신세계몰 집계를 살펴보면, 올 1~3월(1월1일~3월25일)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매출은 45.8% 늘어났으며, 의류 스타일러와 의류건조기도 각각 265.7%, 135.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건강 가전제품 매출이 29.7%까지 신장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3월(1~25일) 한 달 동안 공기청정기가 지난해 보다 1.77배 더 팔려나갔다. 이외 빨래건조기(2.2배), 스틱청소기(3.28배)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온라인 채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옥션에서는 최근 한 달(2월26일~3월25일)간 의류건조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배(294%) 가까이 증가했고, 스타일가전은 64% 늘었다.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도 각각 80%, 28%씩 증가했다.

큐스
(왼쪽부터)삼성전자 공기청정기 ‘큐브’.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사진제공=각사

이 중에서도 가장 수요가 높은 제품은 ‘공기청정기’다. 업계에서는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200만대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규모도 지난 2016년 1조원서 2년 만에 2조원대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제조업체들은 일제히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7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서 강세를 띄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공간에 따라 ‘뗐다 붙였다’ 사용가능한 큐브와 같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차별화도 꾀한다. LG전자는 제품 하나로 최대 158㎡ 크기까지 사용 가능한 대형 공기청정기를 출시하며 상업용 시장에도 승부수를 띄웠다.

위닉스, SK매직, 교원웰스 등 중견 업체들도 차별화된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대우전자와 한샘은 올해 처음으로 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이외 보국전자와, 중국 업체 샤오미 등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최대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 건조기 시장도 올해 처음으로 100만대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조기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LG전자는 최근 한 달간 건조기 생산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늘렸다. 특히 올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14㎏ 용량의 대용량 건조기를 선보이며,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중견업체 중에는 이미 제품을 선보인 SK매직 외에 대유위니아, 캐리어에어컨, 위닉스, 교원웰스 등이 연내 의류건조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무선 청소기, 의류관리기 제품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50만대 규모의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올해 40% 성장한 7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 세탁하기 어려운 의류의 먼지와 세균을 제거해주는 ‘LG 스타일러’의 1~3월 생산량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와 코웨이도 관련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