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도 2위로 날아오른 세종시…광역시도 절반은 '지방분권' 실격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3-23 08:34 수정일 2018-03-23 08:34 발행일 2018-03-23 99면
인쇄아이콘
주요 광역시 재정자립도 변동추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세종시 재정자립도가 70.5% 까지 급격히 올랐다. 서울(85%)에 이어서 2위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지방자지단체 중 절반이 재정자립도 50% 미만으로 드러난 가운데, 세종시는 자립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8.8% 수준이던 세종시 재정자립도는 2014년 50.6%, 2015년 54.8%, 2016년 59%대를 보이다 2017년에는 70.5%까지 급격히 올랐다. 서울시(85%)에 이어 전국 2위다.

지난 해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53.7%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평균 이상의 자립도를 보인 시·도는 서울(85%), 세종(70.5%), 경기(70.1%), 울산(69.9%), 인천(65.4%), 부산(60.1%), 대전(57.1%), 대구(56.6%) 총 8개다. 반면 광주(49.2%), 경남(45%), 제주(39.6%), 충남(39.3%), 충북(38.1%), 경북(32.7%), 강원(29.1%), 전북(28.6%), 전남(26.2%) 등 총 9개 광역시도는 50% 이하의 재정자립도를 보였다.

자립도는 자본과 인구가 모여 산업이 발달했던 광역시도에서 전반적으로 높았다. 서울시가 독보적으로 1위인 가운데 항만을 중심으로 산업과 무역이 발달한 인천·울산·부산의 자립도가 60%대로 높았다. 대전·대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전개된 산업화의 혜택으로 56~57%대 자립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세종시의 자립도를 끌어올린 원인으로는 건설업과 부동산 거래 호조가 지목받고 있다. 다른 주요 광역시에 비해 세종시에 입주한 기업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자립도가 급격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종시에 입주한 기업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정부청사 이전과 관련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됐다”며 “취득세·양도세·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들이 시의 자립도를 굳건히 받치고 있으나 비 산업적 조세인 것은 사실”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달리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종시 사례가 희귀한 것은 맞지만 비-산업적인 것은 아니다”며 “인구밀집이 해당 도시에 서비스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성 교수는 “세종시 부동산 호황은 행정수도 탓”이라며 “보통은 기업이나 제조공장의 입주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김 교수는 “재정자립도가 적어도 50%는 넘어야 하고, 60~70% 수준에는 도달해야 현실적인 지방분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광역시도 절반이 지방분권 실격이며 대전·대구도 턱걸이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