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90) 씨를 병문안하고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관련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공식 일정으로 부산 수영구 ‘남천 사랑의 요양병원’을 방문해 박 씨를 만나 “그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시켜드려서 죄송하다”며 “저희가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을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긴 세월 고생 많았다. (검사) 후배들이 잘 가꾸어서 제대로 된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총장의 사과에 박 씨는 “어차피 벌어진 일이니까 (괜찮다)”고 답했다.
병문안을 마친 후 문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1987년의 시대정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 격론이 이뤄졌고 대학생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 에너지가 됐다”며 “그 시발점이자 한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 왔다”며 “과거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