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호실적’에 소재·장비·후공정社 '방긋'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3-21 16:38 수정일 2018-03-21 16:38 발행일 2018-03-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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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이 올해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장비·소재 및 후공정 업체들도 덩달아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수효과다.

21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금액은 630억 달러로 2017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중 원익IPS, 테스,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 테크윙 등이 수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로부터 대부분의 수주를 받고 있어,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다. 전방산업의 시설투자가 상반기에 주로 전개되는 점도 1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증권가에서는 원익IPS이 1분기 47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테스도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 상승한 22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테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박막 증착 관련 장비들을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3D 낸드 단수 증가로 인한 적층수 확대와 D램 공정 미세화로 테스의 증착장비 소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소재 업체 중에는 SK머티리얼즈, 하나머티리얼즈, 원익큐엔씨, 한솔케미칼 등이 주목할 만한 업체로 손꼽힌다. 3D 낸드 증설과 적층 증가로 인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소재 공급사 특성상, 실적에 환율의 영향을 받는 건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들 업체의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장비 공급사보다 소재 공급사에게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전방산업 시설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가동률이 증가하면 소재공급사의 출하량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K머티리얼즈는 NF3(삼불화질소), SiH4(모노실란), WF6(육불화텅스텐) 등 반도체와 LCD의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주력 생산하는 업체다. 이 가운데 NF3에 관한 한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올 1분기 330억~35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하나머티리얼즈도 실리콘 링과 일렉트로드 등 주력제품의 출하가 견조한 상황 속에 세라믹 소재부품 등 신규제품 매출이 본격화되며 1분기 8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SFA반도체, 에이티세미콘 등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도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사 및 테스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후방 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클라우드 및 사물인터넷(IoT) 등 반도체 활용 산업의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이에 따른 수혜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