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밤샘 조사후 귀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 생각했다”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3-20 08:47 수정일 2018-03-20 09:36 발행일 2018-03-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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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안희정 전 지사<YONHAP NO-1937>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검찰조사를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검찰에서 20시간이 넘는 밤샘조사를 받고 20일 오전 오전 6시 20분 경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서울서부지검을 나서면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 그 말씀만 드리겠다”고 짧게 말했다. ‘협의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라고만 답했다.

전날 오전 10시 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에 출두해 2번째 검찰조사를 받은 안 전 지사는 이날도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으며 그에 따른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또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안 전 지사의 언급 등으로 비추어볼 때 도덕적 책임감이나 의무감과는 별개로 이번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해 법적으로는 정면돌파할 계획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위력에 의한 강제가 없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해 사법 처리를 최대한 피하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안 전 지사의 검찰 출석은 지난 9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사전 예고 없이 자진출두해 검찰이 조사할 시간이 부족했으나 이번 출두에서는 검찰 측에서도 충분히 조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차례 조사와 고소인 조사,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으로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안 전 지사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안 전 지사는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로 부터 모두 4차례 성폭행 협의로 고소당한 상황이며 최근에는 자신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모씨로부터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3차례 성폭행과 4차례 성추행 협의로 고소당한 상황이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