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기다린 백사마을 주민들…“사업성 나빠도 빨리 재개발 했으면”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3-10 09:55 수정일 2018-03-10 10:39 발행일 2018-03-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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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전경
9년동안 개발이 지체된 백사마을은 거주가 불가능할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마을 총 946가구 가운데 500여 가구가 빈집이다.

“개발 진행이 3년 동안 멈췄어요. 그래서 주민들 원성이 커졌죠. 집은 무너져 내리는데 여기서 살든지 집을 팔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황진숙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사업성이 나빠도 재개발을 진행하겠다”는 마을주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거지보전사업을 포함한 ‘백사마을 정비계획 변경 입안제안서’를 노원구에 제출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저층 임대주택 698가구, 아파트 단지 1840가구 총 2538가구 대단지 사업으로 오는 6월 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목표로 추진된다.

‘백사마을’(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일대 총 18만8,900㎡)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릴 만큼 상황이 열악하다. 마을 총 946가구 가운데 약 500여 가구가 빈집이다. 비닐과 합판 및 타이어로 집을 보수하는 등 거주환경이 열악해 10~20년 살아온 원주민 권리자들도 집을 비우는 상황.

백사마을 전경2
백사마을 전경. 도로 사정이 열악해 높은 곳에 자리잡은 가구들은 눈이 내리면 쉽게 고립된다.

주민대표회의도 세번 다시 결성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9년 결성된 주민대표회의는 적법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효화됐다. 2013년 12월에 들어선 주민회의는 사업성 문제로 서울시와 갈등을 겪는 등 3년간 개발을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2016년 12월 2기 주민대표회의가 새로 선출됐다. 시행사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 새로 선정됐다.

다만 2기 주민회의도 사업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 이상 개발을 지체하면 마을주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받는다는 점 때문에 빠른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주민회의 관계자는 “주민들은 사업성을 높여 각자 분담금을 낮추려고 하는데 서울시는 공공 건축·시범단지 개념으로 접근하려 한다”며 “우리가 시에서 임명한 총괄 MP(공공건축가)에게 의견을 제시하면 또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총괄 MP는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세입자도 거주자도 모두 개발을 바라고 있어 특별히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선이주를 요구하는 일부 세입자들에 대해서 “이주는 법률상 관리처분 후에 가능하다”며 “그 전에는 시행자 전적으로 협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라 시의 공식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글·사진=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