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죄송" 안희정 검찰 자진 출석…피해자에 사과 없어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3-09 21:12 수정일 2018-03-09 21:17 발행일 2018-03-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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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검 들어서는 안희정
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연합)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수사를 받겠다”며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끝으로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는 폭로가 처음 나온 직후인 지난 6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은 김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공개적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씨가 지난 5일 성폭행 피해를 방송에서 폭로한 이후 나흘 만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4차례에 걸쳐 비서인 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을 1년 이상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그는 보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전날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자신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러나 회견 2시간 전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취소했다.

회견을 취소하면서 “검찰은 한시라도 나를 빨리 소환해달라”고 한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전격적으로 자진 출석 의사를 언론에 밝힌 뒤 검찰에 나왔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가 접수된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와 경위, 당사자 입장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 김씨도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검찰은 관계자 조사뿐 아니라 범행 장소로 지목된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해 증거 수집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