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2018 TV 전쟁' 시작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3-08 15:09 수정일 2018-03-11 09:12 발행일 2018-03-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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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간 ‘2018 글로벌 TV대전’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까진 무리한 ‘화질 경쟁’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면, 올해는 한층 진화된 경쟁구도를 띈다. 양사 모두 단순 화질만으론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제품 활용성·합리적인 가격 등 전 방위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13년 연속 ‘세계 TV 판매 1위’ 자리를 지켜내고, LG전자는 올레드(OLED) TV 영향력을 전체 TV 매출 중 2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서 QLED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49형에서 88형까지 4개 시리즈(Q6F·Q7F·Q8F·Q9F), 16개 모델을 선보였다. 앞서 LG전자도 지난 5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2018 TV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하고 올레드 TV 모델 10가지 등 모두 40종의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뉴욕서 2018년형 QLED TV 전격 공개(4)_한종희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이 2018년형 QLED TV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AI 기능 강화…화질 개선 효과도

양사 모두 2018년 신제품에 한층 고도화된 ‘AI’를 탑재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초로 TV에 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음성명령으로 TV를 비롯한 다른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IoT 서비스 통합 앱인 ‘스마트싱스’가 TV와 호환되는 주변 기기들을 자동으로 인식해 쉽게 등록·제어·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기간 콘텐츠 공유와 정보 검색도 가능하다. 예컨대 ‘유투브에서 된장찌개 만드는 법 영상 찾아줘’ 혹은 ‘지난 주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 TV로 보여줘’와 같이 다양하고 복합적인 명령어도 즉각 수행한다.

LG전자도 독자 AI 플랫폼 ‘딥씽큐’를 적용해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한다. ‘요가 강좌 틀어줘’ ‘유튜브에서 클래식 틀어줘’ ‘북유럽풍 인테리어 정보 알려줘’라고 말하면 TV 프로그램, VOD서비스, 유튜브 등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준다. 볼륨·채널변경, 방송시청 예약, TV 꺼짐 예약도 가능하다. ‘TV에 연결된 게임기를 연결해줘’와 같은 복잡한 요구에도 정확하게 대응한다.

양사의 AI 기술은 ‘화질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적용해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 주는 기술을 올 하반기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신제품에 AI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해 4단계로 노이즈를 제거해준다. 색상보정 알고리즘도 더욱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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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델이 2018년형 올레드 TV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삼성은 ‘제품 효율성’, LG는 ‘가격 경쟁력’

신제품의 또 다른 특장점으로 삼성전자는 ‘제품 효율성’, LG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각각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 TV에 24시간 내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앰비언트 모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도, 날씨·뉴스 등 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그림·사진 등의 콘텐츠를 배경음악과 함께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테리어 요소로서의 활용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전원선까지 하나의 투명 케이블로 통합한 ‘원 인비저블 커넥션’로 복잡한 TV 케이블 관리도 한층 편리해졌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할 올레드 TV 10종의 가격을 지난해보다 평균 20% 정도 낮춰 잡았다. 55형 제품군은 300만~360만원, 66형 제품군은 520만~1100만원, 77형 제품군은 1700만~2400만원 수준이다.

대형 제품 시장에서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4개 시리즈 모두에 75형 이상을 포함시켰다. 회사 측은 “75형 이상 TV 수요는 매년 30~40%씩 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 200만대 가까운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77형 올레드 TV를 1000만원 대에 출시하며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