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삼성전기, 올해 본격 '성장궤도' 올라선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2-26 18:47 수정일 2018-02-26 18:54 발행일 2018-02-27 10면
인쇄아이콘
삼

삼성 내 대표 부품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올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 모두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 폰인 ‘갤럭시S9’ 흥행을 비롯해 곳곳에 호재가 산적해 있는 만큼, 연간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갤S9의 출시 시점이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점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SDI가 올해는 연간 매출 7조9000억원~8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 내외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으로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큰 긍정요인은 ‘갤S9’를 등에 업은 소형배터리 부문의 성장이다. 현재 삼성SDI는 ‘갤S9’에 대한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갤S9의 판매량은 4000만대 이르는 만큼, 소형배터리 부문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거란 의견이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도 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ㆍ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 국내 상업용 시장 매출 증가와 전동공구 시장 확대 등으로 매출 증가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업용 ESS는 올해 안에 설치해야 촉진 요금제 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어 올해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점쳐진다”며 “글로벌 시장서는 호주 외 북미나 유럽 시장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헝가리 공장(생산능력 2GWh, 전기차 4만대 물량)이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3분기 이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도 올해 대형 IT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은 6000~65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갤S9 흥행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1순위 업체’로 꼽힌다. 현재 갤S9의 핵심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초고속카메라, 차세대 메인기판 SLP 수요의 80% 가량을 공급 중이다.

올해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은 ‘MLCC’ 사업을 담당하는 포함된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이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기기당 MLCC 채용량은 평균 20~30% 증가하고, 평균판매단가(Blended ASP)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전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7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기판사업부도 RF PCB(경연성 인쇄회로기판) 중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SLP를 통해 타 PCB업체와 차별성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메인보드 기판은 경쟁구도가 심화되며 매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SLP가 갤S9 등에 탑재되며 매출액 방어가 가능할 거라는 설명이다. 모듈솔루션 사업은 보급형 스마트폰의 듀얼카메라 채용 증가 등으로 판매확대가 기대된다. 권 연구원은 “갤S9에는 S시리즈 중 최초로 듀얼카메라가 탑재됐고, 싱글카메라 판가가 30달러가 넘는 고사양 부품이 채용됐다”며 “이 같은 수혜를 받은 삼성전기는 올 1분기부터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