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냉각에…시중은행 ‘한숨’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26 17:12 수정일 2018-02-26 17:12 발행일 2018-02-27 6면
인쇄아이콘
금감원, 강남·서초 은행영업점 현장검사…대출 조이기 신호 분석
부동산시장 냉각…은행 가계대출 70% 주담대 이자이익 감소 전망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규제를 내놓음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하자 시중은행들의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역대 최대 순익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이자 마진의 영향이 컸던 점에 비춰보면 올 한해 은행들의 이자수익의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강남구 및 서초구 시중은행 영업점 네 곳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선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집값이 급등했다는 판단 아래 대출 규제 비율 준수여부를 따져본다는 계획이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가파르게 집값이 상승하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을 조이라는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인 주택담보대출을 조임과 동시에 집값안정화를 위해 연달아 부동산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6·19 부동산 대책, 8·2부동산 대책과 이달 내놓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을 냉각 시킬 규제가 연이어 나오자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시장 역시 냉각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다음달 31일까지 등기 이전을 완료를 조건으로 하는 매물 외에는 매물이 없다. 정부 정책의 영향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액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은 전월 대비 9565억원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이달 역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줄어드는 만큼 은행들도 이자 수익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25%에 달하는 만큼 이자수익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의 취급 감소는 이자이익 증가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