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2000년대 평균 인상률, 여전히 물가상승률보다 높아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2-25 11:22 수정일 2018-02-25 16:36 발행일 2018-0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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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을 펴고 있지만 2000년대 평균 등록금 인상률은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보다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2000년 연 451만1000원이었던 국내 4년제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지난해 739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대학 등록금이 2000년대 들어서만 64% 이상 급등한 셈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매년 물가상승률만큼만 등록금이 올랐다고 가정할 경우 2017년 등록금은 실제보다 40만원가량 적은 연 700만원 정도였을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국공립대 등록금은 격차가 더 크다. 2000년 219만3000원이었던 4년제 국·공립대 평균등록금은 지난해 413만5000원으로 89% 뛰었다.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랐다면 70만가량 적은 340만 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학들이 2010년 이후 등록금을 거의 동결·인하해 왔음에도 학생·학부모가 체감하는 등록금 수준이 높은 것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 등록금 인상률이 워낙 높았던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부의 분석이다. 실제로 2000∼2008년 등록금은 국공립대가 연평균 9.2%, 사립대가 연평균 7.1% 올랐다. 특히 2006년과 2007년 국공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두 자릿수(각 10.0·10.2%)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당시 물가상승률은 3%가 안 됐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앞으로 3∼4년간 계속 제자리에 묶어둘 경우 2000년대 평균 대학 등록금 인상률과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학의 자구 노력과 정부의 국가장학금 지원 외에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까지의 높은 등록금 인상률을 고려하면 최근의 등록금 동결 정책 때문에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등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다만, 3∼4년가량 지나면 국가적으로도 (등록금 인상 허용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