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커피에 담은 꿈·열정·애정… 레드오션 뚫고 3호점 진격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26 07:00 수정일 2018-02-26 07:00 발행일 2018-02-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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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커피 열정' 남다른 김정환·김초록 커피플러스 공동대표

지난해 국세청이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창업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커피숍’으로 조사됐다. 성인 1명이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시장이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창업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장이 지속해서 커지다 보니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 것도 사실이다. 경쟁 확대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줄면서 커피숍을 그만두는 ‘사장님’들의 비율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국 커피숍 월평균 매출은 137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상공 업종 전체 평균 3782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이 같은 ‘레드오션’의 시장에서 살아남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청년 사업가들이 있다. 이들은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고객에게 내려 드리겠다는 일념 아래 가혹한 시장에서 살아남고 하루하루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김정환(31)·김초록(30)형제(커피플러스 공동대표)의 얘기다.

◇커피 향에 물들었던 20대

초록정환
청년 창업가 김정환(사진 오른쪽) 김초록 형제가 을지로 3가 점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경남 기자)

두 형제 중 처음 커피를 접한 것은 동생인 김초록 씨다. 김초록 씨는 20살이 된 후 커피숍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창시절 커피라고는 입도 대지 않았던 그는 커피숍 아르바이트 중 커피의 매력에 금세 물들었다.

김초록 씨는 “20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진한 커피향이 공간을 메우듯 내 관심도 온통 커피로 가득찼다”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다양한 향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커피에 대한 김초록 씨의 관심은 군 전역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는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은 물론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 등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원두와 다양한 로스팅 방법을 경험하며 커피에 대해 배워나갔고 집안을 온통 커피 원두로 채워나갔다.

동생의 이러한 관심은 형인 김정환 씨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IT 업종에서 일하던 형 김정환 씨는 동생의 모든 관심이 쏠려있는 커피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호기심이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커졌다고 회고했다.

김정환 씨는 “커피는 알면 알수록 늘 새로운 ‘양파’ 같은 매력이 있다”며 “한때는 단순히 ‘쓴’ 음료였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커피는 나의 ‘삶’이 됐다”고 설명했다.

커피에 대한 애정을 키워오던 두 형제는 지난 2015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창업에 나선 것이다. 이후 사업은 그들만의 ‘열정’이 담긴 전략에 성장세를 이어갔고 두 형제는 서울 두 곳(서울시 중구 을지로 3가, 서울시 중랑구 묵1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 ‘열정’

정환
김정환씨가 서울 을지로 3가 점포에서 주문 받은 커피를 내리고 있다. 김씨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000원 수준이지만 사용하는 원두는 대형 프렌차이즈보다 30% 비싸다"고 설명했다. (사진=이경남 기자)

커피 시장이 날로 커지는 만큼 커피숍 경영도 치열한 경쟁의 나날이다. 김초록 씨는 “중랑구에 있는 점포 인근에는 커피숍이 소형 커피숍만 3개, 대형 프렌차이즈가 1개 입점해 있고 을지로 3가 지점에는 대형 프렌차이즈 2곳, 소형 커피숍 5개 이상이 있다”며 “을지로 3가 지점 오픈이 1주년이 갓 지났는데 그사이 3곳이 더 생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혹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두 형제의 점포는 지속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형제는 이 같은 배경에 ‘커피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환 씨는 “을지로 3가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2000원 수준”이라며 “하지만 이 커피에 사용하는 원두는 대형 프렌차이즈의 원두보다 30%가량 비싼 것으로 커피의 질은 대형 프렌차이즈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는 더 좋은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자존심과 커피에 대한 애정 및 열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피에 대한 애정은 자주 오시는 손님들이 어떤 음료를 마시는지, 같은 음료라도 진하기는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기억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커피에 대한 열정이 단골 고객 확보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김초록 씨는 “커피 관련 박람회가 열리면 빠짐 없이 참석해 커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 같은 노력이 더 맛좋은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됐고 이에 손님들이 지속해서 우리 매장으로 발을 옮기게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식지 않는 열정, 가지 치는 열정

마카롱
김초록 씨가 시제품으로 제작한 ‘오순도순 마카롱’ 모습. 사진=김초록 씨 제공

김정환·김초록 형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세 번째 점포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세 번째 점포는 좀 더 다양한 원두를 바탕으로 더 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장소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 번째 점포의 경우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류를 대폭 강화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초록 씨는 “어찌하면 좋은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커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커피에 대한 열정이 디저트류까지 ‘전이’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씨는 종전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퓨전 마카롱’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씨는 자는 시간을 쪼개 잣, 콩 등 국산 곡물류를 활용한 퓨전 마카롱 개발에 힘쓰고 있다.

끝으로 김정환·김초록 형제는 “커피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다 보니 나름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이 같은 열정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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