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국계 미국 국적 보유자인 김종훈(58)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반도체 전문가 박병국 서울대 교수, 첫 여성 법제처장을 역임한 김선욱(66)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사의 보수한도 조정, 주식 액면분할 등의 안건과 함께 논의한 뒤 가결시켰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수는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게 됐다.
다음 달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후임으로 이번에 삼성전자의 새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된 김 회장과 김 교수는 각각 선임된 외국인과 여성이라는 점에서 재계 안팎에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밑바탕이 된 사업 및 경영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정이라는 재계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유는 글로벌 업계 내 위상 강화와 네트워크 확장, 그리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992년 창업한 유리시스템즈를 1998년 루슨트테크놀로지(현 알카텔루슨트)에 10억달러(한화 1조792억원)에 팔면서 미국 재계에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김 교수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여성 법조인으로, 여성 최초로 법제처장을 지냈다. 특히 그는 한국젠더법학회장을 역임하면서 젠더법 권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995년부터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0년 제14대 총장에 선출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는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했다. 또 삼성전자는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기로 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