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내달 주총서 사외이사 대규모 '물갈이' 예고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22 16:37 수정일 2018-02-22 16:38 발행일 2018-0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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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24명 중 20명 임기 종료
친(親)정부 인사 선임 가능성…정부·금융당국 가교 기대
KB·신한, 근로자 추천 이사제 안건 통과 여부도 관심
내달 주요 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일부 사외이사들의 경우 이미 사의를 표명하고 있어 사외이사들의 ‘대규모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24명 중 20명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구체적으로 KB금융지주는 7명 중 6명의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최영휘, 이병남, 김유니스 사외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8명의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이상경, 이정일, 이흔야 사외이사 등이 퇴임키로 했으며 신한금융 사추위는 이들을 대신할 후보군까지 추렸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6명(윤종남, 송기진, 김인배, 윤성복, 양원근, 박원구)의 임기가 끝나나 연임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다음달 있을 이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절반 가까이가 교체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특히 교체되는 사외이사 가운데 친정부쪽 인사가 포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금융지주 등에 지배구조 개선 등 압박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의 관계 개선 가교를 놓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신한금융 사추위는 퇴임하는 이상경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대법관을 역임했던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후보롤 추천했다. 금융권에서는 박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12기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친정부 인사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는 아니나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김세형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언론자문단 자문위원을, 지난 1일에는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민금넷) 전문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민금넷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던 단체라는 점에 비춰보면 친정부 인사라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아울러 이번 사외이사 교체에서는 노조 측이 추천한 인사가 사외이사 자리에 오를 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KB금융의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 노조는 KB우리사주조합과 함께 주주제안 사외이사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를 추천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 노조도 우리사주조합장을 맡은 뒤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펼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다음달 주요 금융사의 주총에서 사외이사 ‘물갈이’가 예고된 가운데, 친정부 인사의 선임 여부와 근로자 추천 이사제의 안건 통과 여부가 핵심”이라며 “금융지주들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