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은행 가상화폐 거래 발언에도…미지근한 업계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21 17:05 수정일 2018-02-21 17:05 발행일 2018-0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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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 "은행-가상화폐 거래소 거래 독려할 것"
은행 "거래소에 거래 제안 안할 것…분위기 무르익어야"
시중은행, 비이자 수익 확대 기회…관건은 관련 정책 방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은행입장에서는 가상화페 거래소와의 거래가 비이자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차후 은행과 거래소간 거래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현재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를 위한)실명거래 시스템을 구축을 했지만 거래를 안하고 있어 이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이같은 발언을 내놓았지만, 시중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 모두 당분간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요청이 오면 감안해서 검토할 사안이며 은행입장에서 거래소에 먼저 계약 등을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시스템이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검토해서 정상적인 거래는 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기존 거래 은행과의 거래만 유지할 뿐 추가적인 계약 체결 등과 관련해서는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는 접촉하고 있지만 현재 거래중인 농협은행과의 거래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게 우선순위 과제”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이 가상화폐거래소와의 거래를 통해 비이자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차후 정부의 규제 및 가이드라인 방향에 따라 거래소와 시중은행 간 거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NH농협·기업·KB국민·신한·우리·KDB산업은행 등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관련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22억2000만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다양한 은행과 거래를 해야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비이자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어 어찌보면 윈-윈 관계”라면서도 “그간 오락가락 했던 가상화폐 관련 정책 등의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 이후 은행과 거래소 간 거래도 활발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