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한달앞으로… '사외이사제' 다시 불 붙는다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19 17:01 수정일 2018-02-19 17:05 발행일 2018-0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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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노조, 주총서 '목소리 내겠다' 선언
KB·신한,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 최대 안건 부상
하나금융, 차기 수장 확정 여부 최대 관건 될 듯
사옥옥
주요 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를 약 한달여 가량 앞둔 가운데 노조 측이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을 내걸 고 있어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이들 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신한, KB국민, KEB하나(사진 왼쪽부터)은행 사옥. (사진=각 사 제공)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향후 경영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안건들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다음달 셋째 주 정기 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달리 각 금융지주 노조 측이 지주의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안건 등록 등을 예고하고 있어 금융지주들이 올해 경영전략을 확고히 하기 위한 ‘마지막 고개’라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KB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 노조는 KB우리사주조합과 함께 주주제안 사외이사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를 추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는 노조 측이 추천한 추천 이사를 이사회에 앉혀 경영진 견제 및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노사간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함이다. 한 명의 근로자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사회의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고 민간 투자자가 외면하는 등 향후 경영전략을 원활하게 풀어나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이번 주주총회에서 경영의 핵심인 차기 수장 확정여부가 가장 큰 안건이다. 앞서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으며, 주총에서 이 안건이 통과 될 경우 연임에 성공한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KEB하나은행 노조 측은 김 회장의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 아래 이번 주총에서 김 회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과 이달 12일 KEB하나은행노조 측은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김 회장의 CEO리스크에 대한 의견서를 연이어 제출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신한은행 노조 측이 이번 주총에서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위한 주주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번 주총에서 금융지주의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칠 안건을 두고 격돌이 예고된 가운데 각 금융지주 들은 주총을 한 달 앞두고 주주설득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노조들이 경영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 핵심이고 이들은 금융지주의 차후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카드’를 뽑았다”며 “그간 금융권 안팎의 상황이 노조 측에 다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분명히 있는 만큼, 사측 역시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