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전기차 배터리가 ‘미래 옥동자’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2-12 14:42 수정일 2018-02-12 15:17 발행일 2018-02-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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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2016~2017년 전 세계 비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업체별 출하량. / SNE리서치 제공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가 ‘포스트 반도체’로 급부상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증가 폭도 빠르게 넓혀갈 거란 분석이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자동차(EV, PHEV, HEV)용 배터리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비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20.4기가와트시(GWh)로 2016년과 비교해 42.1% 증가했다. 이 중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7GWh, 2.3GWh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하해 2,3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년 대비 42.7% 늘어난 296메가와트시(MWh)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하해 7위를 유지했다.

3사 모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며 출하량이 급증했다. LG화학은 현대 아이오닉 EV, 쉐보레 볼트, 르노 Zoe 등에, 삼성SDI는 BMW i3, 폴크스바겐 e-골프 등에, SK이노베이션은 기아 쏘울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한국의 LG화학, 삼성SDI가 상당한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점차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추세인 만큼 한국계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올해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서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선두인 LG화학은 하반기 내로 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SDI 역시 중대형전지 사업서 헝가리 공장이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2분기 이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업계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SK이노베이션의 흑자전환 속도는 좀 더 늦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0년에 20GW의 생산규모를 확보, 흑자전환을 전망했다.

각 업체는 더욱 권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간다. LG화학은 올해 전체 시설투자 3조8000억원 중 1조5000억원을 전지분야에 투입키로 결정했다. 삼성SDI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배터리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한다. 삼성SDI는 지난해에도 중대형배터리 시설투자에 약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현재 서산 배터리 2공장에 4개 생산설비를 비롯해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2개 생산설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