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복귀에 ‘가전 사업’도 힘 받는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2-06 16:02 수정일 2018-02-06 16:05 발행일 2018-02-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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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진(연합)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속화되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이점이 생길 거란 평가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지난해 매출 45조1100억원, 영업이익 1조6500억, 영업이익률 3.7%를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LG전자의 H&A(생활가전)사업부와 HE(TV)사업부를 합친 지난해 실적(매출 37조8998억원, 영업이익 3조557억원, 영업이익률 8.1%)에 비해 뒤쳐지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매출서 7조원 이상을 앞선 반면, 영업이익은 1조원 이상 뒤쳐진 이유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 차이다. LG전자는 초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LG시그니처’ 중심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영토 확장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다. TV사업서도 LG 올레드(OLED) TV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반면, 삼성 QLED TV는 아직까지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속적인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이 과정서 초점은 ‘AI 주도권’ 확보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앞세워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진화하는 AI 특성상, 주도권을 얼마나 쥐는지 여부에 따라 미래 가전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 복귀가 삼성 가전의 경쟁력 향상 및 ‘프미리엄 가속화’를 촉진하는데 긍정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 가전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한층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년간 이 부회장이 부재함에 따라 대형 인수합병(M&A) 등 의사결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삼성 내부의 목소리다. 실제로 지난 1월 ‘CES 2018’ 당시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너부재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대형 인수합병(M&A) 등 의사결정에 제약이 많다”며 “새로운 의사결정 체계를 만드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IFA 당시 가전을 총괄하던 윤부근 부회장도 “미래를 위한 투자 및 사업 구조 재편에 큰 어려움 겪고 있다”며 애로사항을 토로한 바 있다.

이번 이 부회장의 복귀로 삼성의 M&A 움직임도 다시 구심점을 찾을 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했던 주요 M&A도 다시 활기를 띌 전망”이라며 “AI, 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선별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전과 모바일 등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사업의 혁신을 찾기 위한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