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내는 가상화폐 실명전환…전환율 10% 하회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2-06 09:12 수정일 2018-02-06 09:31 발행일 2018-02-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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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NH농협·IBK기업 은행 등 전환율 8.21%
가상화폐 급락에 신규 투자자 없어 실명전환 더뎌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작됐지만 1주일 간 실명전환율이 10%를 하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NH농협,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전환을 진행중이다.

가상화폐 실명제란 은행이 실명 확인을 한 계좌에 한해서만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돈을 입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들 3개 은행에서 실명제 전환을 해야 하는 계좌 수는 총 174만5000개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 4일까지 실명전환이 이뤄진 계좌는 14만3300개(8.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및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비트는 총 57만개 계좌 중 7만1000개 계좌의 실명확일을 완료했다. 이는 12.46%의 전환율이다.

이어 신한은행과 코빗이 12만5000개 중 1만2300개(9.84%)의 실명전환을 완료했고 농협은행과 코인원은 15만개 중 1만3000개(8.67%)가 실명전환을 했다.

아울러 농협은행과 빗썸은 90만개 계좌 중 4만7000(5.22%)의 실명 전환만을 완료했다.

이처럼 실명 거래 전환 속도가 더딘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신규 투자할 생각이 없을 경우 실명 확인을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명전환을 거부한 계좌로는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신규 자금을 넣을 수 없지만, 실명전환을 하지 않더라도 가상화폐를 판 돈을 뺄 수 있으며 기존에 넣어둔 돈이 있으면 투자금으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가상화폐 실명제 전환이 더딘 이유로 꼽힌다. 가상화폐가 연일 하락하다 보니 새롭게 투자할 투자자가 없기 때문에 실명전환이 늦어진다는 이유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