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OLED, 삼성디스플레이 독주 지속되나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2-01 16:09 수정일 2018-02-01 16:09 발행일 2018-02-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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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97% 이상의 점유율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둘러싼 후발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BOE, 일본 샤프 등이 일제히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기업의 핵심 수익원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판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중소형 OLED를 통한 수익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는 게 이들 업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11조1800억원, 영업이익 1조4100억원의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매출액 7조1261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으로 ‘어닝 쇼크’를 면치 못했다. 양사의 분위기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중소형 OLED’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판가 하락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수요 증가에 힘입어 손실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회사 측은 “중소형 OLED 부문서 주요 고객사에 대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이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소형 OLED 점유율이 2% 미만에 불과한 LG디스플레이는 직격타를 맞게 됐다.

올해도 중소형 OLED 관련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스마트폰 패널 시장서 OLED 점유율이 작년 45%에서 올해 59%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현재 대형 OLED 시장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 중소형 OLED 사업도 강화하며 수익 모델을 한층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경기도 파주 E2 라인과 경북 구미 E5 라인을 가동 중이다. 오는 3분기에는 파주 소재 E6 공장도 양산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월 1만5000장의 생산규모를 갖추는 게 목표다. 올 한 해 동안 대형 및 중소형 OLED 관련 9조원 수준의 시설 자본 투자도 집행한다.

LG디스플레이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애플’의 선택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회사가 아이폰 신제품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되면 중소형 OLED 시장서 입지는 큰 폭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를 두고 애플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공급 물량은 약 1500만대 수준으로 많지 않지만, 향후 추가적인 물량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 중국 BOE와 일본 샤프 등의 업체도 애플에 중소형 OLED를 공급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BOE는 지난해 하반기 청두서 첫 번째 6세대 OLED 공장인 ‘B7’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까지 월 4만8000장의 6세대 OLED 패널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짓고 있는 B11 생산라인에 애플 전용 OLED 라인을 구축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OE 외에도 차이나스타(CSOT), 비전옥스, 에버디스플레이 등의 중국 업체들이 플렉시블 OLED 양산 라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일본 샤프도 오는 2분기 중소형 OLED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애플에 중소형 OLED를 공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현재 기술력으로 애플이 요구하는 수준의 OLED를 납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